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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산 집서 쫓겨난 87세 할머니…스페인, 분노의 텐트 시위

중앙일보

2026.09.28 08:19 2026.09.28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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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푸에르타 델 솔 광장에서 시민들이 주거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푸에르타 델 솔 광장에서 시민들이 주거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70년간 살던 집에서 쫓겨난 87세 여성이 스페인 사람들을 거리로 모았다. 강제로 문을 연 경찰에 끌려 나오는 여성의 모습에 많은 시민이 분노했고,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마드리드에선 정부 추산 2만5000명, 주최 측 추산 30만 명이 모였다. 시민들은 푸에르타 델 솔 광장에 텐트를 치고 밤새 “감당 가능한 주택” 등의 구호를 외치며 주택 가격 억제 등을 촉구했다.

시위의 중심엔 마리카르멘 아바스칼(87)이 있다. 그는 지난 23일 마드리드의 한 아파트에서 30분 만에 법원 명령에 따라 퇴거당했다. 경찰이 휠체어를 탄 아바스칼을 끌어낸 것. 그가 들것에 실려 나가는 모습 등이 공개되며 논란이 커졌다.

아바스칼은 아버지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아파트에서 1956년부터 살았다. 부모가 숨진 이후 세입자 계약이 양도됐다. 문제는 지난 2018년 개인 소유였던 아파트를 투자회사인 우르바게스티온이 사들이면서 생겼다.

회사는 월세를 500유로(약 77만원)에서 2650유로(약 410만원)로 인상했다. 조정 끝에 줄었지만 아바스칼의 연금으론 감당할 수 없었다.

임대료를 받지 못하자 회사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선 아바스칼이 승소했지만 2023년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히며 사회문제로 부상했다.

스페인 평균 임대료는 10년간 두 배로 급등했다. 관광·이민으로 주택 수요가 늘었지만, 공급은 제자리였다. 그렇지 않아도 모자란 주택을 대형 부동산 회사가 사들이며 공공 임대주택마저 메말랐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번 사건을 “사회적 비극”이라며 임대료 동결 등 대책 법안을 29일 의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이승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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