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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내 커지는 ‘김지용 불가론’…지지층 결집시킬 李 묘책

중앙일보

2026.09.28 13:00 2026.09.2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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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세계한인의 날 개막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세계한인의 날 개막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김지용 중수청장 지명자 인사청문 절차를 다시 밟을지를 두고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이 미국·멕시코 순방 직전 기자회견(18일)에서 스스로 “부족했다”면서도 “하고자 했던 일들을 결코 포기하지 않고 힘들여서 계속해 나가겠다”고 한 상황에서, 여권 내 강경·온건파의 의견이 엇갈리는 김 지명자 임명 여부는 향후 국정 방향의 가늠자로 꼽힌다.

28일 복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귀국한 이 대통령은 김 지명자의 인사청문요구안 국회 송부를 놓고 숙고를 거듭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도 이 대통령은 김 지명자와 관련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일단 청와대는 김 지명자 재검증 과정에선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추미애 경기지사를 포함한 여권 강경파가 “밀정”이나 “나치 ‘아이히만’을 연상케 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지만, 이들이 ‘검찰권 남용 의혹’으로 꺼낸 개별 사건 중 김 후보자가 주도한 것으로 드러난 건 없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현재까지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게 없다”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살펴보면 되는 단계”라고 말했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그런데도 이 대통령의 결심이 늦어지는 건 여권 내부에서 계속되는 ‘김지용 불가론’ 여진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수청으로 전직이 확정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지장은 전날 SNS 글을 통해 “김 지명자는 2021년 윤석열 총장에 대한 법무부 감찰 때와 2022년 수사권 조정 때 집단행동을 한 검사”라며 “그가 초대 중수청장인 중수청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친문재인계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JTBC 유튜브 방송에서 “대통령의 인사권은 존중되어야 한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국회 청문 과정을 통해서 따져볼 건 따져봐야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제도 안정성을 따져야 하는 정부의 입장과 여권 강경파 요구가 충돌하는 ‘김지용 딜레마’에 갇혔다는 해석도 나온다. 중수청의 조속한 출범을 위해선 김 지명자 임명을 서둘러야 하는데, 임명을 밀어붙일 경우 진영 분열이 격화돼 가까스로 회복한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친명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개혁 의지는 변함 없으니 믿어 달라’고 지지층을 설득하지 않았느냐”며 “김 지명자 임명 절차를 밟더라도 여론 추이와 시기, 방식을 깊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여권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 임명 이전에 지지층 결집을 위한 별도 액션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게 12·3 불법 비상계엄 가담자에 대한 책임을 묻는 ‘내란 사건 특별수사본부(특수본)’ 구성이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 권창영 특별검사가 지난달 24일 경기 과천시 특검사무실에서 2차 종합특검 180일간의 수사 결과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2차 종합특별검사팀 권창영 특별검사가 지난달 24일 경기 과천시 특검사무실에서 2차 종합특검 180일간의 수사 결과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2차 종합특검은 지난달 180일간의 활동을 종료하면서 기소하지 않은 150명에 대한 사건 46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했는데, 여권 일각에선 해당 사건들을 규모 있는 내란 특수본에 맡기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야권에서 “언제까지 너덜너덜한 내란 타령할 건가”(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라며 반발하는 만큼, 실제 내란 특수본을 구성하면 향후 정국이 한층 냉각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2기 청와대 참모 인선에서 진보 색채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 21일 사의를 표한 상황에서 여권 내부에선 차기 비서실장 후보군으로 천준호·한준호 민주당 의원 등 이 대통령의 야당 대표 시절 지도부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차기 정책실장도 ‘경제통’이던 김용범 전 실장과 달리 사회 정책 전문가를 물색 중이다. 여권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는 통합을 지향하지만, 핵심 정체성은 개혁 정부”라며 “경제 회복이 어느 정도 이뤄진 만큼 앞으론 체감할 수 있는 민생·개혁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석.하준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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