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의 ‘마지막 노른자 땅’이라 불리는 효자동 옛 대한방직 부지에서 ‘전주 관광타워 복합개발사업’을 추진 중인 시행사 ㈜자광이 약속한 ‘착공 시한 1년’을 지키지 못했지만, 사업 취소 위기를 넘겼다. 전주시가 주택법 등을 근거로 “사업 취소권 행사는 불가하다”고 판단하면서다.
전주시는 28일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에 대해 ‘동시 착공·동시 준공’이라는 원칙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자광의 사업권을 인정하면서 착공 기한을 연장해 준 셈이다. 다만 ㈜자광 측이 질의한 건축물 동별 사용 검사 가능 여부에 대해서는 “불가하다”고 못 박았다.
2017년 옛 대한방직 부지를 1980억원에 사들인 ㈜자광은 지난해 9월 29일 전주시로부터 주택건설사업 계획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도유지·시유지를 포함한 23만565㎡(6만9700평) 부지에 6조2000억원을 들여 470m 높이 153층 타워(놀이시설 포함)를 비롯해 15층 5성급 호텔(200실), 49층 아파트 10개 동(3395세대), 34층 오피스텔 1개 동(558세대), 5층 복합쇼핑몰 등을 지을 계획이다. 협약서상 이날 자정까지 착공해야 하지만, 첫 삽도 못 떴다. 협약서 14조에 따르면 사업 계획 승인일로부터 1년 이내에 착공하지 않으면 사업을 무효 또는 취소할 수 있다.
지난 2월 11일 '전주 관광타워 복합개발사업 기공 기념 비전 페스타'에서 펼쳐진 불꽃놀이. 사진 ㈜자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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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반쪽 개발” 허가 취소 촉구
㈜자광은 지난 2월 사업 시작을 알리는 ‘기공 기념 비전 페스타’를 열었지만, 7개월이 지나도록 시공사를 구하지 못했다. 세금과 임차료 등 약 11억원도 체납했다. 전주시는 지난해 12월 ㈜자광 소유 토지 10필지를 압류했다. 사업 부지에 포함된 전북도 소유 토지(6228㎡)도 전북도의회 반대로 매입하지 못했다. 부지 매입 자금 등을 빌려준 대주단(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이 ㈜자광에 기한이익상실(EOD)을 수차례 통보하는 등 금융 리스크도 여전하다. 지난 7월 조지훈 전주시장 취임 이후 “㈜자광이 수익 시설인 아파트를 먼저 지은 뒤 관광타워는 뒤늦게 완공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민주노총 전북본부·전북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는 “반쪽 개발”을 우려하며 건축 허가 취소를 촉구했다.
논란이 일자 전주시는 변호사 3명에게 ‘본 협약서 성격이 공법상 계약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1년 이내에 착공하지 않을 경우 협약서에 따라 취소 가능 여부’에 대해 법률 자문을 받았다. 자문 결과 A·B·C 변호사 모두 관련 법률과 조례 등을 토대로 해당 협약서가 공법상 계약에 해당한다고 봤다. 행정 목적 실현, 공법적 효과, 공공 이익과 결부돼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삼았다.
민주노총 전북본부·전북환경운동연합·전주시민회 등 시민·사회단체와 정의당·진보당 관계자들이 지난 8월 20일 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 사업을 가로막는 본질적 원인은 민간 사업자의 극심한 재정 부실"이라며 ㈜자광에 대한 건축 허가 취소를 촉구하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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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법상 근거 없는 취소 처분은 위법”
사업 취소 여부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다. A·B 변호사는 각각 “사업 계획 승인 취소는 주택법 제16조 4항에 따른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법률에 아무런 근거 없이 이뤄진 취소 처분은 위법하다”며 취소권 행사는 불가한 것으로 판단했다. 주택법에 따르면 주택건설사업 대지 면적이 10만㎡ 이상인 경우 사업 계획 승인권자(단체장)는 승인받은 날부터 5년 이내에 사업 주체가 ①1항(※승인받은 사업 계획대로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을 위반해 공사를 시작하지 아니한 경우 ②경매·공매 등으로 인해 대지 소유권을 상실한 경우 ③부도·파산 등으로 공사 완료가 불가능한 경우에 사업 계획 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 C 변호사는 “협약에 의거해 사업을 무효 또는 취소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으나, 전주시는 다수 의견인 ‘취소 불가’를 택했다.
급한 불을 끈 ㈜자광 측은 착공 절차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자광은 “사업 승인을 받은 건축 시설에 대한 ‘동시 착공·동시 준공’ 기술 검토를 마친 자료를 전주시에 공식 제출했다”며 “이 자료는 전주시와 맺은 협약서상 대원칙을 성실히 준수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시공 능력을 갖춘 유수의 건설사와 공사 기간과 공사비 등에 대해 긴밀한 조율을 이어가고 있으며, 공식적인 도급 계약 체결을 위한 막바지 협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