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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신문을 왜 봐요? ”에 대한 답변

Los Angeles

2026.09.28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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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서 / 사회부 기자

송윤서 / 사회부 기자

 최근 50년 전 미주중앙일보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했던 한 독자와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다. 그의 이야기는 인터넷도 스마트폰도 없었던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갔다. 당시에는 그 독자뿐 아니라 대부분의 한인이 신문을 통해 미국과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았다고 했다. 신문은 독자들에게 '세상을 보여주는 창'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50년이 지난 지금은 전혀 다른 세상이다.  오히려 정보의 홍수 시대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세상이 먼저 찾아온다. 휴대폰에는 밤새 쌓인 알림이 떠 있고, SNS에는 사건 현장을 찍은 영상이나 정치인의 발언 등이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유튜브를 켜면 몇 분 만에 주요 뉴스 브리핑을 받을 수 있다.    
 
 취재하다 보면 제보보다 SNS에서 사건을 먼저 접하는 일이 잦다. 누군가 올린 영상 하나가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퍼지면 그것이 취재의 시작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부터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들이 생긴다.  영상은 언제 어디서 촬영됐는지, 숫자는 어떤 자료에서 나왔는지, 논란이 된 발언은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인지 등 하나씩 꼼꼼히 살펴야 한다. 인터넷에서는 이미 수천 번 공유된 내용이지만 막상 취재를 해보면 사실과 다른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신문 기사가 온라인에 떠 다다는 뉴스와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발표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한 것에서 실생활에 큰 영향을 줄 만한 내용을 발견하기도 한다. 새로운 뉴스를 찾는 것만큼 이미 나와 있는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에 많은 시간거이 소비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보가 많아진 만큼 판단해야 할 것도 늘었다. 사실 여부 확인은 물론 어떤 것을 기사화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크다. 온라인에서 온종일 화제가 된 이야기가 며칠 후에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가 하면, 주목 받지 못했던 사안이 큰 파문을 일으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기사의 효용성도 고려 사항이다. 인터넷에서 조회 수가 많이 나올 것 같은 기사가 독자의 관심과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이로 인해 당장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사건을 다룰 것인지, 눈에 잘 띄지 않더라도 알아둘 필요가 있는 변화를 전할 것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속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고민이다. SNS에서는 사건 발생 몇 분 만에 관련 영상과 목격담까지 쏟아진다. 기자가 사실관계를 하나씩 확인하는 동안 이미 온라인에서는 사건에 대한 결론까지 내려져 있을 때도 있다. 그럴 때면 ‘우리가 너무 늦는 것은 아닐까’ 하는 조급함도 생긴다. 하지만 서둘러 기사를 내보냈다가 잘못된 내용을 전하는 것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확인하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다.  
 
 수많은 정보 가운데 중요한 것을 놓칠 때도 있고, 마감에 쫓겨 더 묻고 싶었던 질문을 남겨둔 채 기사를 끝낼 때도 있다. 어떤 기사를 먼저 써야 할지 고민하다 하루가 지나가기도 한다.
 
그래서 독자가 들려준 50년 전의 이야기를 곱씹게 된다. 정보가 부족했던 과거와 정보 과잉 시대인 현재의 신문 역할의 차이에 대한 고민이다. 지금은 창을 열지 않아도 수많은 정보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시대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히 더 많은 소식을 더 빨리 전하는 일만은 아닐 것이다. 모두가 같은 이야기에 주목할 때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살피고, 짧은 알림 뒤에 가려진 이야기를 찾아가는 일도 중요하다.  
 
과거의 신문이 독자에게 세상을 보여주는 창의 구실을 했다면 현재의 신문은 그 창에 무엇을 담아야 할지를 더 고민한다. 무엇을 전하고 무엇을 더 확인해야 하는지 묻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고민은 기자로서 앞으로 끊임없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송윤서 /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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