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경찰에 적발된 토픽 부정행위 장비. 중국 국적 브로커가 사용했다. 사진 서울경찰청
국가 공인 한국어능력시험인 토픽(TOPIK)이 2029년 인공지능(AI)·디지털 기반 체제로 개편된다. AI가 문제 출제와 채점을 지원하고, 장기적으로는 집에서 응시할 수 있는 시스템도 도입한다. 또한 늘어나는 시험 부정 행위를 막기 위해 대리 시험, 문제지 유출, 신분증 위조 등 부정행위에 연루된 지원자는 최대 5년 간 응시자격을 정지하기로 했다.
29일 교육부와 국립국제교육원은 ‘토픽 개편 및 시행 확대 방안’을 발표하고, AI·디지털 기반의 새로운 토픽 체제를 2029년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토픽은 외국인의 한국어 능력을 평가하는 국가 공인 시험으로 국내 유학과 체류 자격 취득, 취업 등에 활용된다.
토픽 응시자는 급증하고 있다. 응시자 수는 2023년 42만1812명에서 2024년 49만3287명, 2025년 56만6665명으로 늘었고, 올해도 9월 기준 56만4606명을 기록했다. 시행 국가도 94개국으로 확대됐다. 교육부는 2030년엔 응시자가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토픽과 관련된 부정행위 적발 인원도 2021년 331명에서 지난해 606명으로 4년 만에 83.1% 늘었다. 지난 7월엔 돈을 받고 토픽을 대신 치르거나 소형 이어폰 등을 이용해 응시자에게 답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 10여 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해에는 스마트 안경으로 시험을 치른 부정행위자가 적발됐다.
자료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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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교육부는 문제가 됐던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관련 법 규정을 고쳐 대리시험, 문제지 유출, 신분증 위조에 연루된 이들에게 5년간 응시 자격을 정지할 방침이다.
아울러 스마트 안경 등 AI 기기를 시험자에서 소지했다가 적발되면 2년간 응시 자격이 정지한다. AI 기기로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등 본인이나 다른 응시자의 시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저지를 경우 5년간 응시 자격을 정지한다. 응시 자격이 정지된 기간에는 대학 등에 어학 성적을 제출하지 못한다.
시험장에서 AI 안경, 초소형 이어폰 등을 탐지할 수 있는 전파탐지기 보급을 확대하는 한편, 국가별 시간대에 따라 문제지의 유사성이 없도록 출제해 시차를 활용한 부정행위를 차단할 계획이다.
이날 교육부는 2027년까지 토픽의 정보화전략계획(ISP)을 세워 통합 플랫폼을 구축한 뒤 2029년부터 AI 자동 출제·채점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해 등급별 문항을 생성하거나, 기출 문항과 유사한지 분석하고, 난이도를 예측하는 활용된다. 쓰기·말하기 영역에서는 AI가 답안을 1차 채점한 뒤 전문 채점위원이 최종 검증하는 방식이 검토된다.
영어 공인 시험인 토플처럼 자택에서 응시하는 ‘토픽 홈테스트’도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홈테스트의 부정 행위를 막기 위해 안면 인식. 시선 추적 기술 등 AI 감독 시스템이 적용된다. 대학 입학이나 비자 심사 등에 직접 활용되지 않는 낮은 단계 시험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국어 교육과 평가·AI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토픽 개편위원회’를 올해 안에 구성해 2027년 6월까지 새로운 평가 체제를 마련한 뒤 2029년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중·고급 단계 통합 여부, 쓰기·말하기 평가 확대, 청소년용 토픽 개발 등을 위원회에서 논의한다.
응시 기회도 넓어진다. 교육부는 현재 연 15회인 시험 체제를 유지하면서 국내·외 시험장을 확대하고, 외국 출신 학생이 많은 학교나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사업장의 단체 응시를 늘릴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소규모 지역에서도 시험을 실시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