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빈 뉴섬 가주 주지사는 지난 27일 공공 골프장 티타임의 무단 재판매를 금지하는 법안(AB 1954)에 서명했다. 크리스토퍼 워드 가주 하원의원(민주)이 발의한 이 법은 골프장 운영자의 서면 허가 없이 제3자 예약 플랫폼에서 공공 골프장 티타임을 광고하거나 판매·양도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한다.
법 적용 대상은 시·카운티 등 지방정부가 소유한 공공 골프장이다. 그동안 티타임 브로커 영업을 직접 금지할 법적 근거가 부족했으나, 이번 법은 골프장 운영자의 허가 없는 온라인 재판매를 불법 행위로 명문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 법 제정에는 한인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티타임 브로커 근절 움직임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본지는 당시 한인 골퍼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일부 한인 브로커들이 남가주 공공 골프장의 인기 티타임을 대거 선점한 뒤 카카오톡 등을 통해 웃돈을 받고 되파는 실태를 보도했다. 당시 남가주에서는 한인 브로커 10여 명이 활동하며 티타임당 30~50달러 상당의 웃돈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본지는 티타임 판매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직접 들어가 실제 거래가 이뤄지는 정황도 확인해 보도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한인 골프계는 브로커 근절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다. 브로커 문제로 한인 골퍼 전체의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남가주 골프 동호회 SDGC 회원들은 증거를 수집해 당국에 제보하는 한편, LA시에 예약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한인 골퍼들은 LA시가 브로커 문제를 인지하고도 방관했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후 LA시는 예약 시 보증금을 부과하고, 예약 후 나타나지 않는 ‘노쇼(No-show)’에 벌금을 물리는 등 예약 시스템을 전면 개편했다.
조셉 이 SDGC 회장은 “이번 법 제정의 가장 큰 의미는 브로커 행위 자체를 처음으로 불법으로 규정했다는 점”이라며 “공개적인 브로커 영업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골퍼들 사이에서도 ‘웃돈을 주고 티타임을 사는 것이 관행’이라는 인식이 바뀌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브로커 논란은 연방 검찰 수사로도 확대됐었다. 연방 검찰은 지난해 9월 티타임 브로커로 활동한 일란성 쌍둥이 김세연(스티브)·김희연(테드)씨를 탈세 등의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본지 2025년 9월 15일자 A-1면〉 두 사람은 2021~2023년 전국 골프장의 티타임 수천 건을 확보해 되팔았으며, 남가주에서만 최소 17개 공공 골프장을 대상으로 영업해 온 혐의를 받았다.
이 회장은 “우리가 증거를 수집해 제보했던 김씨 형제 사건이 이번 법안의 주의회 분석 보고서에 배경 사례로도 수록됐다”며 “한인 커뮤니티의 문제 제기가 주법 제정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