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살배기 딸에게 매운 불닭볶음면 소스를 먹이고 상습적으로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부부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친모는 법정에서 딸에게 매운 소스를 먹인 이유에 대해 “입맛을 돌게 하기 위해서였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검찰은 29일 대전지법 제11형사부(박우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아동학대 살해 등 혐의 사건 결심 공판에서 친부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친모 B씨에게는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두 사람 모두에게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 부부는 2024년 12월 16일 대전 서구 자택에서 만 2세인 친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부부는 아이가 숨지기 전날 성인도 맵게 느낄 수 있는 불닭볶음면 소스를 딸에게 먹였다. 이후 아이를 씻기던 중 바닥에 떨어뜨린 것으로 조사됐다. 아이의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약병에 소주를 담아 먹이면서도 병원에는 데려가지 않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B씨는 이날 법정에서 매운 소스를 먹인 것은 아이의 입맛을 돌게 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소주를 먹인 데 대해서는 시골 어르신들이 아이에게 술을 먹인다는 말을 들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아이는 미숙아로 태어나 1년 넘게 소아 중환자실 등에서 집중적인 치료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아이가 중환자실에서 두 번째로 퇴원한 2024년 10월쯤부터 A씨 부부가 수시로 아이를 폭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검 결과 아이의 두개골과 갈비뼈 등이 골절된 것으로 조사됐다. 몸에서는 멍이 발견됐고 영양 결핍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가 먹인 소주로 아이가 음주 상태에 놓이면서 호흡에 더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는 의료 감정 결과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A씨에 대해 “미숙아로 태어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피해자를 양육하며 얻은 스트레스를 감안하더라도 피해 아동에 대한 학대 정도가 매우 중하고 반복적”이라며 “일부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일부는 사실을 축소하거나 배우자와 말을 맞추며 은폐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B씨에 대해서는 “남편과 함께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살해해 사안이 매우 중대하다”면서도 “학대 행위가 A씨에 비하면 중하지 않고 사망하는 데 결정적인 원인은 A씨가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점, 남은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법정에서 학대 이유에 대해 “스트레스가 많았다”면서도 “아이가 사망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부부의 변호인은 피해 아동을 포함해 자녀 4명을 별다른 도움 없이 양육했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반성하고 있다”며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저지른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B씨는 “옳지 못한 행동을 했고 아이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