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기대를 모았던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2026시즌은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허무하게 끝났다. 트레이드 마감일에 에이스 타릭 스쿠발을 LA 다저스로 넘긴 뒤에도 와일드카드 경쟁을 이어갔지만 마지막에 힘이 모자랐다. 시즌 최종 성적은 76승86패(승률 .469), 아메리칸리그(AL) 중부지구 4위.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디트로이트 코메리카파크에서 스캇 해리스 야구운영사장과 A.J. 힌치 감독이 시즌 결산 기자회견을 가졌다. 해리스 사장은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해서 속이 쓰리다. 나 자신부터 시작해 조직의 모든 면에서 발전해야 한다”며 전력을 잘못 구성한 자신부터 탓했다.
기자회견 내내 올 시즌 실패 요인을 이야기하며 고개를 숙인 해리스 사장이었지만 성공적인 부분도 있었다. 바로 KBO리그 SSG 랜더스 출신 투수 드류 앤더슨(32) 영입이었다.
지난겨울 1+1년 보장 700만 달러, 최대 1700만 달러에 계약한 앤더슨은 올 시즌 49경기(11선발·108이닝) 5승7패2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 3.67 탈삼진 114개로 활약했다. 불펜 추격조, 롱릴리프로 시작해 필승조, 임시 선발 등 여러 보직을 거친 앤더슨은 스쿠발이 다저스로 트레이드된 뒤 선발 로테이션에 정착, 9경기 평균자책점 2.84로 호투했다.
[사진] 디트로이트 드류 앤더슨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해리스 사장은 앤더슨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그를 영입한 것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앤더슨을 평가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그는 한국에서 던지고 있었고, 그곳에서 어떤 유형의 투수인지 먼저 파악해야 했다. 이어 (메이저리그의) 다른 공과 환경, 다른 타자와 일정 등을 고려해 메이저리그에서 그의 공이 통할 수 있을지 봐야 했다”며 한국에서의 성공이 빅리그에서 이어질 수 있을지를 예측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우리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점은 앤더슨의 패스트볼 특성과 활용법을 봤을 때 충분히 통할 거라는 걸 알았다는 점이다. 킥체인지업이 그의 진짜 무기이고, 스핀 활용 측면에서 더 발전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시즌을 치르면서 앤더슨이 그렇게 해냈다”고 설명했다.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조합에 시즌 막판 싱커까지 던지며 구종이 다양해졌다. 해리스 사장은 “앤더슨에게 발전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그의 성적을 보면 역스플릿이 눈에 띈다. 싱커를 추가했는데 이 구종이 우타자들을 상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배트 중심을 피하는 두 번째 패스트볼로 보조 구종들이 효과를 낼 수 있는 피치 터널을 만들어줄 것이다”고 기대했다.
[사진] 디트로이트 드류 앤더슨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여러 보직을 오가면서도 흔들리지 않은 정신적인 부분도 높게 평가했다. 해리스 사장은 “시즌 초반 불펜으로 보낸 건 앤더슨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우리 선발진을 보면 왜 그렇게 했는지 명확히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정말 이기고 싶어 했고,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뒤 기량이 만개했다. 그처럼 다재다능한 투수를 보유한 것은 매우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앤더슨에 대한 내년 연봉 1000만 달러 옵션은 디트로이트 구단이 갖고 있다. 옵션 실행이 유력하지만 당장 말을 아낀 해리스 사장은 “우리 스카우트, 분석가, 프런트 오피스가 기존 선수 영입과 다른 방식으로 재능을 발굴하며 훌륭한 일을 해냈다. 이곳에서 어떻게 적응할지 예측을 잘했고, 그의 구위와 헛스윙 유도 능력이 모든 걸 말해준다. 그래서 앤더슨 영입이 정말 기쁘고,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것도 정말 기쁘다”며 올 시즌 팀의 성공작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해리스 사장은 “우리는 FA로 팀을 만들지 않는다. 이 점은 내가 이곳에 온 첫 날부터 일관되게 말한 부분이다. 우리는 육성을 통해 팀을 만든다. 물론 FA 시장에 참전했고, 앞으로도 항상 참전을 하겠지만 우리가 육성하고 있는 핵심 전력을 보완하기 위함이다. FA 시장 전체를 보면 매년 겨울마다 지뢰가 깔려있다”며 외부 영입보다 내부 육성을 통한 체질 개선을 예고했다. 앤더슨도 큰 이변이 없는 한 내년에도 디트로이트 마운드를 지킬 게 유력하다. /[email protected]
[사진] 디트로이트 A.J. 힌치 감독이 마운드에서 선수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