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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내년 300조 쥘 K반도체…어디 쓰냐에 韓증시 운명 달렸다”

중앙일보

2026.09.29 13:00 2026.09.29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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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스니더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일본 제외) 대표가 28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케빈 스니더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일본 제외) 대표가 28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내년이면 300조원이 넘는 현금을 창출할 것이다. 이를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향후 한국 기업가치의 흐름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 참석을 위해 방한한 케빈 스니더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일본 제외) 대표는 개막 하루 전인 지난 27일 중앙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앞으로 한국 증시에 중요한 것은 기업들이 견조한 실적을 지속 가능한 주주가치로 연결할 수 있는지 여부”라면서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6월 향후 12개월간 코스피 목표치 1만2000포인트를 제시하고 현재까지 이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스니더 대표도 28일 행사 개막식 후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만나 “한국 증시의 미래는 밝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하나의 정책만으로 해소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시장 접근성과 기업 지배구조, 주주환원, 결제·외환 인프라 등 국제 자본이 한국 시장에 참여하는 전반적인 환경이 함께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는 개혁의 일관성과 실행력이 장기적인 성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스니더 대표와의 일문일답.


Q :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 가운데 가장 의미 있었던 변화는.
A : “한국 정부와 관계 당국이 자본시장 개혁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당국이 국내외 시장 참여자와 직접 소통하며 제도를 개선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결제지원펀드를 포함한 결제 인프라 개선과 해외 계열사 차입 규제의 유연성 확대 등은 해외 투자자가 한국 시장에 보다 쉽게 접근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실질적인 조치다.”


Q : 여전히 부족한 부분은.
A : “해외 투자자에게는 시장 유동성뿐 아니라 결제와 증거금, 환전, 담보 관리 등 거래 이후 절차의 효율성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 시장은 기업 경쟁력과 시장 규모 측면에서 충분한 매력을 갖췄지만, 실제 운용 과정에는 여전히 일부 제약이 존재한다. 이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이미 발표한 개혁 과제를 시장이 체감할 수 있도록 실행해야 한다.”


Q :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대규모로 이탈한 이유는.
A : “한국 시장은 세계 반도체 사이클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기술주가 큰 폭으로 상승한 뒤 일부 해외 투자자가 포트폴리오의 종목 집중도를 관리하기 위해 보유 비중을 조정했고, 이 과정에서 외국인 매도가 나타났다. 다만 한국 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 약화라기보다는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의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주요 반도체 기업의 이익과 현금흐름 전망은 여전히 견조하다.”


Q : 증시 변동성도 극심했다.
A : “국내 수급 요인도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 개인 투자자의 참여 비중이 높고 레버리지 상품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시장이 단기적인 가격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 측면이 있다. 다만 최근에는 투자자들의 포지셔닝이 균형을 찾아가고 안정화 조치도 효과를 내면서 변동성이 완화되고 있다.”
케빈 스니더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일본 제외) 대표(오른쪽)가 28일 서울 소공동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개막식 이후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드 압델 마제이드 블랙록 글로벌 파트너스 공동 총괄과 만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케빈 스니더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일본 제외) 대표(오른쪽)가 28일 서울 소공동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개막식 이후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드 압델 마제이드 블랙록 글로벌 파트너스 공동 총괄과 만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Q : 앞으로 한국 증시에 가장 중요한 것은.
A : “기업의 견조한 실적을 지속 가능한 주주가치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원칙에 입각한 자본 배분과 일관된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간다면 밸류에이션(주식가치 평가) 격차를 좁히고 한국 증시의 장기적인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


Q : 기업의 역할은.
A : “현재 반도체 사이클에서 창출되는 현금은 한국의 주요 기술 기업이 기업가치와 자본 효율성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역사적인 기회다. 골드만삭스리서치에 따르면 한국 주요 반도체 기업의 순현금흐름은 올해 약 150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약 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300조원을 넘어 GDP의 9.3% 수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기업들이 이 자본을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향후 기업가치의 흐름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Q : 구체적으로 어디에 써야 하나.
A : “과거 한국 기업은 대체로 광범위하고 자산 집약적인 제조 설비 확장에 더 많은 자본을 썼다. 반도체 산업에서 설비투자는 경쟁력 유지를 위해 필수적이다. 다만 자본 효율성을 높이려면 단순한 규모 확대보다 정밀하고 선별적인 투자가 중요하다. 특히 전 세계 인공지능(AI) 수요 증가에 대응해 맞춤형 메모리와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고부가가치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Q : 주주환원에 대한 요구도 크다.
A : “주주환원도 자본 배분 전략의 중요한 축이 돼야 한다. 한국 기업의 역사적으로 낮았던 배당성향을 개선하고, 보다 일관된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해야 해외 투자자의 신뢰도 높아질 수 있다. 또 기업들이 매입한 자사주를 재무제표상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각해야 주주가치로 전달되는 경로가 더 명확해진다.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수요에 부합하는 선별적 설비투자와 일관된 배당 확대,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소각, 전략적 필요성이 분명한 인수·합병(M&A)을 조합한다면 세계적인 수준의 자본 배분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는 국내외 투자자 모두에게 한국 기업을 더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평가하게 만드는 기반이 될 것이다.”


Q : 주식시장 외에 한국에서 주목하는 투자처는 어디인가.
A : “한국 호텔 시장에는 투자 매력을 높이는 여러 거시적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음악과 영화, 음식, 패션 등 한국 문화의 글로벌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외국인 관광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반면 호텔 공급은 팬데믹의 여파와 높아진 건설비·금융비용으로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수요는 증가하고 신규 공급은 제한되면서 입지가 우수한 자산에 투자해 장기적인 가치를 높일 기회가 생기고 있다.”

☞케빈 스니더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일본 제외) 대표=홍콩을 기반으로 일본을 제외한 골드만삭스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앞서 맥킨지에서 약 30년간 근무하며 제12대 글로벌 매니징 파트너로 일했다. 이후 아시아·영국·미국 중부 대서양 지역 대표 등을 거친 기업 전략·글로벌 경영 전문가다. 영국 글래스고대에서 법학 학사를,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장서윤.진민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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