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7일 오후 5시, 대선을 한 달 앞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중앙일보와 마주 앉았다.(이하 경칭생략)
대선판은 한껏 달아오른 상태였다. 연일 난타전이 이어지며 정국이 뒤흔들리고 있었다. 정권교체를 내걸며 민주당에 맹공을 퍼붓던 윤석열에게 민주당은 ‘검찰공화국’ 프레임을 들이밀며 역공을 가했다. 검찰 출신 측근들을 앞세운 집권 구상을 현실화할 것이라는 게 요지였다.
인터뷰에서는 자연스럽게 집권 시 ‘윤석열 사단’의 중용 여부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리고 정해진 수순처럼 그 이름이 나왔다. 한동훈 검사장이었다. 순간 윤석열의 눈빛이 바뀌었다. 말이 빨라졌고 손짓이 커졌다. 신중한 태도로 다른 질문들에 답할 때와는 달리 거침이 없었다.
"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 이 (문재인)정권이 한 것을 보세요. 이 정권에 피해를 많이 입었기 때문에 서울중앙지검장 하면 안 되는 겁니까? 그건 말이 안 되는 얘기죠. 거의 (수사를)독립운동처럼 해 온 사람입니다. 일본강점기에 독립운동한 사람이 정부 주요 직책에 가면 일본이 싫어하기 때문에 안 된다는 논리랑 똑같은 것 아닙니까? "
2022년 2월 7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한동훈 검사장을 두고 “거의 독립운동처럼 수사해 온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김상선 기자
동석한 참모들의 안색이 삽시간에 붉어졌다. 그들이 발언을 제어해보려고 입을 연 순간, 윤석열이 그들을 잘라냈다.
" 제가 하는 말 그대로 다 내보내세요. "
참모들의 얼굴이 더욱 붉어졌지만 윤석열은 상관하지 않았다. 폭풍이 휘몰아치듯 한참 동안 말을 쏟아낸 그는 이어 한동훈의 자질과 능력을 강조했다.
" 굉장히 유능한 검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 검찰 인사가 정상화되면 중요한 자리에 갈 거라고 판단됩니다. 특별히 안 챙겨줘도 워낙 경쟁력 있는 사람입니다. "
윤석열에게 한동훈은 단순히 ‘능력 있는 후배 검사’ 이상이었다. 수사 현장에서 등을 맞댄 동료였고, 풍파를 함께 건넌 전우였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그는 한동훈을 법무부 장관으로 전격 등용했다.
한동훈은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과 정면으로 맞붙으면서 ‘인파이터’ 장관으로 명성을 날렸다. 2022년 8월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벌어진 다음 장면은 ‘싸우는 장관’ 한동훈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줬다.
" 장관 본인은 피해자라 주장하지만 내가 더 피해자라고 보는 견해가 많지 않습니까? "
싸움을 먼저 건 이는 최강욱 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 그는 이른바 ‘채널A 사건’과 관련해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었다. 한동훈의 대꾸는 짧지만 강렬했다.
" 기소되셨잖아요. "
2022년 8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최강욱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채널A 사건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김성룡 기자
최강욱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힐난했다.
" 어디 끼어들어 가지고! 지금 신상 발언하는데! "
하지만 한동훈은 물러서지 않았다.
" 그러니까 (피고인이 국회의원 자격으로 법사위에 출석하는 데 대해) 이해충돌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 사건의 사실상의 피해자는 저고 가해자는 최 의원입니다. "
윤석열은 ‘잘 싸우는’ 한동훈을 더욱 아꼈다. 용산과 여의도에서 그의 정계 진출 가능성이 화제로 부상한 것도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2023년 8월께 대통령실 고위 참모 A가 윤석열에게 넌지시 그 화제를 꺼냈다. 최근 취재팀과 만난 A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 한동훈의 총선 차출 여부가 관심사여서 내가 대통령에게 직접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대통령이 이렇게 얘기하는 거예요. "
다음은 그가 전해준 윤석열의 당시 발언이다.
" 자꾸 그 친구 허파에 바람 넣지 마! "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부연설명했다고 한다.
※이어지는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URL 링크를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넣으세요.
“한동훈 허파에 바람 넣지마!”…그뒤, 돌연 2인자 띄운 尹 속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65547
'실록 윤석열 시대' 또 다른 이야기
尹 “이 XX야, 네가 책임져!”…9시간 술친구 장제원에 온 전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63982
기자들 뒤통수 친 8·15 특사…尹 몰락 부른 ‘김태우 전말’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60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