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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미래로 인천] 관계 회복으로 학교폭력의 새 해법 찾아

중앙일보

2026.09.2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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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시교육청

인천시교육청이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2026학년도 ‘제비꽃길 캠페인’을 지난 4월 진행했다. [사진 인천시교육청]

인천시교육청이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2026학년도 ‘제비꽃길 캠페인’을 지난 4월 진행했다. [사진 인천시교육청]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하면 학교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피해 학생을 보호하는 한편, 정해진 절차에 따라 사안을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절차가 마무리된 뒤에도 학생들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해야 하므로, 사안 처리와 학생들의 관계 회복은 별개의 문제일 수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이러한 학교 현장의 고민에 주목해 지난해 11월부터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갈등조정 사안처리 모델’을 시범 운영한 데 이어, 올해 4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는 갈등을 가해와 피해의 구도로만 보지 않고, 갈등의 원인과 당사자의 입장을 살펴 대화와 소통으로 교육적 해결의 기회를 마련하는 방식이다.

갈등조정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학교폭력 사안에서 당사자들이 대화와 관계 회복을 선택하도록 지원하는 과정이다. 사안이 발생하면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갈등조정의 취지와 절차를 안내하고 참여 의사를 묻는다. 참여에 동의하면 갈등조정 전문가가 학생과 학부모의 이야기를 듣고, 당사자들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도록 조정 과정을 이끌어간다. 이 과정에서 갈등조정 전문가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거나 화해를 강요하지 않는다.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며 스스로 갈등을 돌아보게 돕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 경미한 학교폭력 사안이 늘면서, 교육적으로 해결 가능한 사안마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로 넘어가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 심의 결과에서도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되는 사례가 잦다. 인천시교육청은 이 같은 학생 간 갈등을 풀고 관계를 회복하도록 돕기 위해 갈등조정 사안처리 모델을 도입했다.

갈등조정 사안처리 모델이 운영되면서 학교폭력 사안 처리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3~8월 초등 심의위원회 개최 건수는 241건으로, 전년 동기(371건) 대비 35% 감소했다. 반면 사안이 경미하거나 당사자 간 합의로 처분 없이 마무리되는 ‘학교장 자체해결’은 같은 기간 346건에서 370건으로 늘었다. 인천시교육청은 올해부터 갈등조정 사안처리 모델이 본격 시행되면서 심의위원회로 이어지는 사례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이러한 변화는 갈등조정이 학교폭력 사안의 또 다른 교육적 해결책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인천시교육청은 갈등조정의 성과를 심의위원회 개최 건수 감소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갈등조정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안의 빠른 종결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갈등조정은 학생들의 관계 회복은 물론, 학교의 사안 처리 부담을 덜어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교사와 학교가 갈등을 직접 조정하기보다 전문가의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사안 처리와 교육 활동을 병행해야 하는 현실에서 전문적인 조정 지원은 학교가 교육적 해결에 더욱 집중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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