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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한 이월로 쌓아두는 미래의 절세 효과

Los Angeles

2026.09.29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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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스로스 하베스팅]

이미 발생한 손실을 세무상 인정받는 절차
매도 후 즉시 재투자, 시장 노출 유지 견인
자본이득 상계와 연 3000달러 소득 공제도
낮아진 취득 원가·상속 시 스텝업 최종 효과
“손실 난 주식을 일부러 판다고요?”  
 
택스로스 하베스팅(Tax-Loss Harvesting)을 처음 설명하면 가장 먼저 돌아오는 반응이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반응이다. 사람은 손실을 확정 짓는 것을 본능적으로 싫어한다. 떨어진 주식을 팔면 자신의 판단이 틀렸음을 인정하는 것 같고, 조금만 기다리면 본전은 찾을 것 같은 마음이 든다. 그래서 많은 투자자가 평가손실이 난 종목을 계좌 한구석에 그대로 둔 채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세금의 관점에서 보면 손실은 버려야 할 흔적이 아니라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이다. 연말이 다가오면 증권사와 언론에서 이 용어를 자주 접하게 되지만, 정작 그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 한쪽에서는 멀쩡한 손해를 확정 짓는 일이라고 오해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공짜로 세금을 줄여주는 마법처럼 과대평가한다. 지난주 커스텀 인덱싱을 소개하며 언급한 이 전략의 실제 작동 방식과 한계를 차근차근 정리해 본다.
 
절세 측면에서 택스로스 하베스팅은 좋은 장치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절세 측면에서 택스로스 하베스팅은 좋은 장치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손실은 파는 순간 생기는 것이 아니다
 
10만 달러에 산 주식이 7만 달러로 떨어졌다고 가정해 보자. 이 3만 달러의 손실은 팔든 팔지 않든 이미 계좌에 존재한다. 팔지 않은 상태의 손실을 평가손실, 매도해 확정된 손실을 실현손실이라고 부를 뿐, 투자자의 재산이 7만 달러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즉 매도는 새로운 손해를 만드는 행위가 아니라, 이미 발생한 손실을 세무상 인정받는 절차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종목을 계속 보유할 것인가’라는 투자 판단과 ‘이 손실을 세금에 활용할 것인가’라는 세무 판단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이다. 택스로스 하베스팅의 핵심은 투자 판단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세무상의 이점만 확보하는 데 있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매도 이후의 행동이다.
 
 
 
▶핵심은 팔고 난 다음
 
손실 종목을 판 뒤에는 그 자금을 곧바로 성격이 비슷한 다른 자산에 재투자하는 것이 원칙이다. 예를 들어 한 대형 은행주를 팔았다면 다른 대형 은행주로, S&P 500을 추종하는 ETF를 팔았다면 미국 전체 시장을 추종하는 다른 ETF로 옮기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시장에 대한 노출은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이후 시장이 반등하면 새로 산 자산도 함께 오른다.  
 
손에는 세무상 손실이라는 자산이 추가로 남는다. 실제로 손해가 생기는 경우는 팔고 나서 현금으로 들고 있다가 반등을 놓칠 때다. 시장의 반등은 예고 없이 짧은 기간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아, 이때의 기회비용은 절세 효과를 쉽게 넘어설 수 있다. 그것은 손실 수확이 아니라 시장 이탈이다. 물론 대체 자산과 기존 종목의 성과가 똑같을 수는 없어 개별 거래 단위로는 유불리가 생기지만, 충분히 비슷한 자산으로 교체한다면 장기적으로 그 차이는 대체로 상쇄된다.
 
 
 
▶확보한 손실은 어디로  
 
실현한 손실은 먼저 같은 해에 발생한 자본이득을 상계한다. 리밸런싱 과정에서 생긴 이익, 뮤추얼펀드가 연말에 나눠주는 자본이득 분배금, 오래 보유한 종목의 일부 매도 이익 등이 대상이다. 상계하고도 손실이 남으면 연간 3,000달러까지 급여나 사업소득 같은 일반 소득에서 공제되고, 그래도 남는 손실은 기한 없이 다음 해로 이월된다.  
 
이 점에서 손실은 일종의 ‘세금 적립금’이라 할 수 있다. 당장 상계할 이익이 없더라도 기회가 있을 때 확보해 두면, 몇 년 뒤 비즈니스 매각이나 투자용 부동산 처분, 집중 보유 종목 정리처럼 큰 이익이 발생할 때 요긴하게 쓰인다. 다만 이월된 손실은 본인 생전에만 사용할 수 있고 자녀에게 상속되지 않는다. 쌓아두기만 할 것이 아니라 언제 어떻게 쓸지도 함께 계획해야 하는 이유다.
 
 
 
▶세금을 없애는가, 미루는가
 
앞의 예에서 7만 달러에 새로 산 자산의 취득 원가는 7만 달러가 된다. 나중에 이 자산이 10만 달러로 회복된 뒤 팔면 3만 달러의 평가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한다. 결국 택스로스 하베스팅은 세금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뒤로 미루는 것이다. 그럼에도 가치가 있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미룬 세금만큼의 돈이 그동안 계속 투자되어 불어난다. 정부로부터 무이자로 돈을 빌려 쓰는 것과 비슷한 효과다. 둘째, 세율의 차이를 활용할 수 있다. 확보한 손실이 최고 37%의 일반 소득세율이 적용되는 단기 자본이득이나 일반 소득을 상계하고, 나중에 실현되는 이익은 최고 20%의 장기 자본이득세율로 과세된다면 단순한 이연을 넘어 실질적인 절세가 된다. 셋째, 해당 자산을 생전에 팔지 않고 상속하면 취득 원가가 사망 시점의 시가로 재조정되는 스텝업(Step-up) 규정에 따라 이연된 세금이 사실상 소멸된다. 상속 계획과 결합할 때 이 전략의 효과가 가장 커지는 이유다.
 
 
 
▶효과가 줄어들거나 불리해지는 경우
 
택스로스 하베스팅이 언제나 이익인 것은 아니다. 가장 먼저 고려할 변수는 미래의 세율이다. 은퇴 후 소득이 오히려 늘거나, 세법이 바뀌거나, 세율이 더 높은 주로 이주한다면 지금 절약한 세금보다 나중에 낼 세금이 더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은퇴 후 세율이 낮아지는 경우라면 효과는 더 커진다.  
 
둘째는 워시세일(Wash Sale) 규정이다. 매도일 전후 30일 이내에 동일하거나 실질적으로 같은 증권을 다시 사면 손실이 인정되지 않는다. 이 규정은 본인의 다른 계좌와 배우자의 계좌에도 적용되며, 특히 IRA에서 같은 종목을 사면 해당 손실은 영구히 사라진다. 배당금 자동 재투자 설정 때문에 의도치 않게 규정에 걸리는 경우도 흔하다.  
 
셋째, 앞으로 실현할 자본이득이 거의 없는 투자자라면 확보한 손실이 연 3,000달러씩 조금씩만 쓰여 실익이 크지 않다. 마지막으로 매매 비용과 관리의 번거로움도 무시할 수 없다.
 
 
 
▶실행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결과
 
많은 투자자가 연말에 한 번 계좌를 살펴보고 손실 종목을 정리한다. 그러나 이 방식은 연중에 크게 하락했다가 연말 전에 회복한 종목의 기회를 모두 놓친다. 시장의 변동성은 달력을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기회가 생길 때마다 연중 체계적으로 점검하는 방식이 더 많은 손실을 확보할 수 있는 이유다. 보유 형태도 결과를 좌우한다.  
 
펀드나 ETF 하나를 보유하면 그 펀드 전체가 손실일 때만 기회가 생기지만, 지난주 소개한 커스텀 인덱싱처럼 개별 종목을 직접 보유하면 지수가 오르는 해에도 손실 난 종목을 골라 수확할 수 있다.  
 
어떤 방식이든 해당 연도의 손실로 인정받으려면 12월 31일 거래일까지 매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연말에 서두르다 워시세일 규정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올해 예상되는 자본이득 규모를 미리 파악하고 세무 전문가와 함께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택스로스 하베스팅은 손해를 확정 짓는 일도, 세금을 공짜로 없애주는 마법도 아니다. 이미 발생한 손실을 세무상 자산으로 전환하고, 그 자산을 언제 어떻게 쓸지 설계하는 일이다. 그 가치는 현재와 미래의 세율, 앞으로의 이익 실현 계획, 그리고 상속 계획에 따라 달라진다. 결국 판단의 기준은 세전 수익률이 아니라 세후에 손에 남는 돈이다.
 
연말까지 아직 시간이 있다. 지금 과세계좌에 평가손실이 난 종목이 있는지, 배우자 계좌와 IRA를 포함해 같은 종목을 보유하거나 자동 재투자하고 있지는 않은지, 올해 실현할 자본이득은 어느 정도인지 한 번 점검해 보자. 손실은 감추고 싶은 실패의 기록이 아니라, 제대로 다루면 포트폴리오를 지키는 또 하나의 도구가 될 수 있다.
 

켄 최 아피스 자산관리 대표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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