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인·임차인 협상 통해 위기 극복하고 상생해야 유연한 임대계약 구조 도입·매장 공간 효율화 시도
최근 LA와 오렌지카운티를 중심으로 한 남가주 한인 외식업계가 전례 없는 대규모 폐업 도미노와 임대료 미납에 따른 퇴거 위기에 직면했다.
이러한 위기는 최근 개업한 신생 업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1~2년 차 신생 업소는 물론, 10년 이상 자리를 지켜온 중견 업소, 심지어 20년에서 40년 동안 온갖 불경기와 경기 변동을 견뎌낸 전통의 장수 식당들까지 연쇄적으로 문을 닫고 있다.
이러한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영업자 개인의 단순한 절약이나 경영 개선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관점 전환, 상업용 임대차 계약 구조의 유연화, 공간 재배치를 포함한 종합적인 부동산 대책이 수반되어야 한다.
첫째, 유연한 임대차 계약 구조의 도입과 공용관리비 상한선 설정이다. 전통적인 고정 기본 임대료 방식에서 벗어나, 불경기에는 기본 임대료를 낮추는 대신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임대료로 납부하는 비율 임대료 구조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비율 임대료 방식은 불황 시 임차인의 고정비 부담을 덜어주어 폐업을 막아주고, 성수기나 경기 회복 시에는 임대인이 추가 수익을 공유 받는 완충 장치 역할을 한다.
둘째, 매장 공간의 효율화 및 전대차, 공유주방 형태의 활성화다. 과거 선호되던 대형 매장 중심의 운영 모델은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불황에 매우 취약하다. 홀 면적을 줄이고 테이크아웃 및 배달 동선을 최적화한 중소형 공간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기존 대형 매장을 보유한 업소의 경우, 영업시간이 다른 타 업종과의 전대차 계약을 체결하거나, 주방 공간을 분할 활용하는 매장 내 매장 형태를 도입하여 면적당 임대료 부담을 분산시켜야 한다.
셋째, 건물주의 자산 가치 방어적 접근과 임대료 유예 및 감면 정책이다. LA한인타운이나 부에나파크 등 주요 상권에서 공실이 늘어나면 유동 인구가 줄어들고, 이는 상가 전체의 가치 하락과 주변 상권의 연쇄 몰락으로 이어진다. 검증된 기존 우수 임차인에게 일시적인 임대료 감면이나 유예 조치를 제공하여 고비를 넘기게 돕는 것이 상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장기적인 건물 가치를 지키는 지혜로운 전략이다.
넷째, 지역 상권 협의체 구축 및 커뮤니티 차원의 지원책 연계다. LA 한인상공회의소, 오렌지카운티 한인상공회의소, 각 지역 상가 이사회 등이 중심이 되어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중재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 주차 공간 공유, 상권 전체를 아우르는 공동 마케팅 및 행사 개최, 지자체 소상공인 지원금 및 기금 연계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지역 상권 전체의 유동 인구를 다시 불러모으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현재 남가주 한인 외식업계가 겪고 있는 연쇄 폐업 사태는 임대료와 운영비는 폭등하는 반면 소비는 위축되는 구조적 불황이 상업용 부동산 시장과 충돌하며 발생한 결과다. 임대인이 단기적인 임대료 수입에만 매몰되어 임차인의 퇴거를 방치한다면 상가 전체의 공실화와 가치 하락이라는 더 큰 손실을 보게 된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동반자 관계로서 유연한 임대 조건을 협상하고 공간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할 때 비로소 이번 구조적 위기를 극복하고 상생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