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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남겨주고 계십니까?

San Francisco

2026.09.29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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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교회 손경일 담임목사 칼럼
새누리교회 담임목사 손경일

새누리교회 담임목사 손경일

 프랑스의 유명 배우 알랭 들롱은 2024년 8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평생 큰 인기와 부를 누린 그는 두 아들과 딸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자녀들 사이에 유산을 둘러싼 다툼이 시작됐습니다. 그는 유언장에서 이른바 '도의적 권리'를 딸에게만 온전히 넘겼는데, 아들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법정 다툼에 나섰습니다. 외신들은 이 다툼이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합니다. 만약 알랭 들롱이 하늘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면 어떤 마음일까요. 유산 규모를 두고도 언론마다 추정치가 갈리지만, 최소 5천만 유로(약 800억 원)에 이른다는 보도가 나올 만큼 큰돈입니다.
 
사실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낯설지 않게 들어왔습니다. 재벌가의 유산 다툼, 그로 인해 원수가 된 형제자매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정말 돈 때문일까요. 돈이 많으면 반드시 싸우게 되는 것일까요, 아니면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는 것일까요. 알려지지 않아도 좋을 사람들이 알려지고, 남지 않아도 좋을 다툼이 신문 지면에 남는 것을 보며, 우리는 조용히 되묻게 됩니다. 무엇을 남기는 것이 진짜 사랑일까 하고 말입니다.
 
미국의 패스트푸드 체인 칙필레의 창업주 트루엣 캐시의 이야기는 다른 길을 보여 줍니다. 그는 평생 이 말씀을 붙잡고 살았습니다. "많은 재물보다 명예를 택할 것이요 은이나 금보다 은총을 더욱 택할 것이니라"(잠언 22장 1절). 그는 정직과 좋은 이름이 돈보다 귀하다는 원칙을 기업 경영의 기초로 삼았고,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라"(골로새서 3장 23절)는 말씀을 직원들에게 가르쳤습니다. 칙필레의 기업 목적문에는 지금도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우리에게 맡겨진 모든 것을 신실하게 관리함으로써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접하는 모든 사람에게 선한 영향을 주는 것." 그가 세운 이 원칙 때문에 칙필레는 지금도 미국 대부분의 프랜차이즈가 하지 않는 일, 곧 "주일은 쉽니다"라는 방침을 굳게 지키고 있습니다.
 
트루엣 캐시도 자녀들에게 돈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그가 정말 남긴 것은, 그 돈을 올바로 다룰 수 있는 믿음이었습니다. 재산의 크기가 아니라 재산을 대하는 태도가 다음 세대로 이어진 것입니다. 자녀들에게 믿음이라는 유산이 분명히 전해졌기에, 형제를 갈라놓기 쉬운 돈이 오히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도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민 생활을 하며 우리는 자녀에게 무엇을 남겨 주기 위해 애쓰고 있을까요. 집 한 채, 학위 하나, 통장의 숫자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다루고 나눌지를 가르치는 일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은 자녀에게 무엇을 남겨 주고 계십니까.
 
오늘의 말씀 — "많은 재물보다 명예를 택할 것이요 은이나 금보다 은총을 더욱 택할 것이니라"(잠언 22장 1절)
 

김재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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