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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제발 천천히”…두 딸 태우고 만취 질주 母, 징역 17년 구형

중앙일보

2026.09.29 20:52 2026.09.29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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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JTBC '사건반장' 캡처

사진 JTBC '사건반장' 캡처


“무서워. 엄마, 제발 천천히 가줘”

어린 두 딸을 차에 태운 채 만취 상태로 시속 178㎞까지 과속 운전을 하다 오토바이 운전자를 숨지게 한 30대 여성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 징역 17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30일 대전지법 제1형사부(강길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씨(38)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 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징역 17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는 지난 1월 4일 오후 9시19분쯤 충남 홍성군의 한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211%의 만취 상태로 시속 178㎞로 운전하다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운전자 B씨(28)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사고를 낸 뒤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현장을 벗어난 혐의도 받는다.

당시 차량에는 A씨의 4세·6세 두 딸이 타고 있었다. A씨는 제한속도를 시속 118㎞가량 초과하고 신호를 위반하며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개된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는 두 딸이 “무서워. 엄마, 제발 천천히 가줘”라고 호소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사고 이후 A씨는 자신의 아이들이 놀랐다며 목격자 등에게 항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의 난폭 운전과 교통사고로 두 딸이 공포를 느낀 것이 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이날 항소심 재판에는 숨진 B씨의 부모가 참석해 엄벌을 촉구했다.

B씨 아버지는 “블랙박스 속 아이들의 반응을 잘 살펴봐 달라. 피고인의 음주·난폭 운전이 처음이 아닐 것”이라며 “그 속도로 아이들을 태우고 주행했다는 것은 자살행위다. 하나뿐인 아들을 잃었고 합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B씨 어머니도 A씨와 변호인을 향해 “진심 어린 사과 한 번 했느냐”며 울부짖었다.

A씨 측은 1심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A씨 변호인은 사고 당시 술에 취해 상황을 기억하지 못했으며 사고 현장에서 도주할 의도는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지금이 제 삶에서 가장 부끄럽고 창피한 순간”이라며 “남은 인생은 돌아가신 분께 속죄하는 마음으로 평생 뉘우치며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 유족에게 사과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현예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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