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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요구 일자리 없앴더니 특화 일자리 더 늘었다…내년 예산 놓고 2라운드 예고

중앙일보

2026.09.29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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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9월 '2530 장애인 일상활력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9월 '2530 장애인 일상활력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특정 장애인 단체 등이 요구해온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를 폐지한 대신 시행해온 ‘장애유형 맞춤형 특화일자리’가 기존 사업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체 장애인 공공일자리는 지난해 5117개에서 올해 5712개로 595개(11.6%) 늘었다. 이 가운데 장애유형 맞춤형 특화일자리에는 올해 428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는 2023년 폐지 당시 권리중심 일자리 실제 참여자 393명보다 35명(8.9%) 많은 수치다. 특화일자리 참여자 가운데 342명(79.9%)은 중증·최중증 장애인이다.

서울시는 권리중심 일자리 폐지 이듬해인 2024년부터 장애 특성과 개인의 강점·역량 등에 맞는 직무 경험을 제공해 민간 취업으로 연결하는 특화일자리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해왔다. 바리스타를 비롯해 사무보조·제조·물류·데이터관리 등 민간 분야와 연계하기 쉬운 직무로 이뤄졌다. 여기에 최중증 장애인이 참여할 수 있는 바디퍼커션(몸으로 리듬 만들기) 공연 등 문화예술 일자리 108개도 포함됐다. 올해 관련 예산은 61억7100만원으로 권리중심 일자리 폐지 당시 예산(58억원)을 웃돈다.

권리중심 일자리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시절인 2020년 7월 처음 도입됐다. 노동시장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중증장애인의 장애인 권익옹호와 장애인식 개선, 문화예술 활동 등을 직무로 인정해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주도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측이 지속적으로 확대를 요구해온 사업이기도 하다.
서울시의회 본회의장 모습. 연합뉴스

서울시의회 본회의장 모습. 연합뉴스


하지만 서울시가 2023년 3월 권리중심 일자리 사업 운영실태를 조사한 결과, 3년간 일자리 참여자 직무활동의 50.4%가 집회·시위·캠페인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별 근무일지를 보면 참여자의 약 95%가 이 같은 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다. 전장연이 주최한 집회·시위에도 대다수가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자리 수행기관이 전장연 소속 기관 등 특정 단체에 집중됐고, 집회·시위 참여를 공공일자리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사회적 비판도 제기됐다”며 “이 같은 활동이 오히려 장애인 인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판단해 권리중심 일자리 사업을 폐지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리중심 일자리를 둘러싼 논쟁은 다시 불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서울시의회가 지난 11일 본회의에서 권리중심 일자리 사업의 근거를 담은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지원 조례 일부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다.

다만 조례가 통과됐다고 당장 사업이 재개되는 것은 아니다. 권리중심 일자리를 다시 운영하려면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에 관련 사업비가 편성돼야 한다. 기존 권리중심 일자리 대신 특화일자리를 확대·지지해온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권리중심 일자리 부활을 추진하는 시의회 민주당 간 갈등이 내년도 예산 편성·심의 과정에서 다시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종민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조례 속) 권익옹호 활동의 직무 기준이 불명확해 집회·시위까지 공공일자리로 인정되는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며 “권리중심 일자리 대신 다양한 직무를 발굴해 일반 노동시장과 연결하는 특화일자리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시의회 예결위원장인 박유진 민주당 의원은 “최중증 장애인의 장애인식 개선·권익옹호 활동 역시 사회적 가치가 있는 노동으로 인정해야 한다”며 “권리중심 일자리를 단순히 ‘집회 참여에 임금을 주는 사업’으로 보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맞섰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복원을 골자로 한 서울시 조례의 이행을 요구하며 50일간 지하철에서 포체투지(匍體投地)를 진행한다고 28일 밝혔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지하철에서 포체투지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복원을 골자로 한 서울시 조례의 이행을 요구하며 50일간 지하철에서 포체투지(匍體投地)를 진행한다고 28일 밝혔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지하철에서 포체투지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전장연은 지난 28일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승강장에서 권리중심 일자리 예산 편성 등을 요구하며 출근길 시위를 재개했다. 지난달 24일 시의회 민주당과 ‘장애인 권리보장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선언하며 2021년 12월 이후 73차례 벌여온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전면 중단한다고 밝힌 지 한 달여 만이다.



김민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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