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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멸망 우려에도…트럼프, AI업체 서명 받아 “자율규제”

중앙일보

2026.09.29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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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인류 생존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일축하고, AI에 대한 모든 규제를 사실상 업체들의 자율에 맡기겠다고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AI 기업 CEO와의 긴급 오찬 회동을 마친 뒤 AI기업들의 '자율규제'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공개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AI 기업 CEO와의 긴급 오찬 회동을 마친 뒤 AI기업들의 '자율규제'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공개했다. EPA=연합뉴스


트럼프는 이날 미국의 주요 AI 업체 대표들을 백악관으로 긴급 소집해 오찬을 함께 한 뒤 AI에 대한 자율규제에 초점을 맞춘 성명을 소셜미디어(SNS)에 공개했다. 문서에는 트럼프와 함께 그간 속도조절론을 주도해온 다리오 아모데이 엔트로픽 최고경영자(CEO) 등 AI업체 최고경영자(CEO) 6명의 서명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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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멸망론에도…“승자와 패자만 있을 것”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AI 기업 대표들과의 오찬을 마친 뒤 “엄청난 수준의 자율규제가 있어야 한다는 믿음이 있었다”며 자율적 규제만으로도 AI가 통제를 벗어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는 자신의 주장에 기업들도 전적으로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AI의 위협과 관련 기업들의 '자율규제'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에 앞서 미국의 주요 AI 기업 CEO들을 긴급 소집해 오찬을 함께했고, 트럼프와 만난 CEO들은 자율규제에 찬성하는 의미의 서명을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AI의 위협과 관련 기업들의 '자율규제'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에 앞서 미국의 주요 AI 기업 CEO들을 긴급 소집해 오찬을 함께했고, 트럼프와 만난 CEO들은 자율규제에 찬성하는 의미의 서명을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는 이어 자신의 SNS에 “미국인과 전 세계를 위한 긍정적 미래를 구축하기 위해 모든 기업이 안전하게 그리고 고객과 대중의 신뢰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자사 기술을 개발할 책임이 있다고 믿는다”는 성명을 공개했다. 여기엔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다리오 아모데이 엔트로픽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그레그 브록먼 오픈AI 사장,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AI CEO의 서명이 담겼다.

이중 아모데이는 AI에 의한 ‘인류 멸망론’을 주장해왔던 인물이다. 오픈AI, 구급 딥마이드, xAI 등도 이러한 우려에 동참할 의사를 밝혔지만, 이날 서명 명단엔 이들 회사 모두가 포함됐다.

트럼프는 이와 함께 인공지능의 명칭을 ‘수퍼지능(SI·super intelligence)’으로 바꾸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SI에서 이기는 자가 승리한다. 승자와 패자가 있을 것이고 2등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결정이 중국과의 경쟁을 염두에 두고 이루어졌는 의미다. 그는 지난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도 “그것(AI)과 관련해 대화했지만 많이 하진 않았다”며 “우리가 앞서고 있는데 왜 뭔가를 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과 다른 모든 국가보다 앞서 있고 나는 이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며 “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현재 하는 일을 그대로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6개 AI기업 CEO들의 서명이 병기된 AI '자율규제'와 관련한 성명을 게시했다. 트럼프 대통령 SN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6개 AI기업 CEO들의 서명이 병기된 AI '자율규제'와 관련한 성명을 게시했다. 트럼프 대통령 SNS

트럼프는 또 “가짜뉴스(fake news)는 내가 만든 훌륭한 용어 중 하나이지만 이제부터 ‘인공뉴스’(artificial news)라고 부르겠다”고 했다. 인공지능을 수퍼지능이라는 용어로 바꿔 인공(artificial)지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희석하려는 의도란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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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계 셀프 규제…“도덕적 구속력 있다”


트럼프는 CEO와의 합의문 형식의 성명에서 4단계 통제 및 감사 시스템 도입을 약속했다. 그는 기업에 사이버 및 바이오, 화학 위협 등에서 의도치 않은 방식으로 작동하는 경우에 대비한 통제망을 두고 이에 대한 해결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외부 감사인과 협력하고, 독립적 위원회가 전 과정을 감사하는 4단계 과정을 제시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및 스페이스X의 최고 경영자가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의 자율규제에 초점을 둔 AI 정책을 발표하는 동안 묘한 표정을 짓고 있다. 머스크는 'AI 속도조절론'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지만, 이날 트럼프가 서명한 자율규제 성명에 찬성하는 의미의 서명을 했다. EPA=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및 스페이스X의 최고 경영자가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의 자율규제에 초점을 둔 AI 정책을 발표하는 동안 묘한 표정을 짓고 있다. 머스크는 'AI 속도조절론'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지만, 이날 트럼프가 서명한 자율규제 성명에 찬성하는 의미의 서명을 했다. EPA=연합뉴스


트럼프는 해당 과정의 독립성을 강조했지만, 사실상 기업의 ‘셀프 규제’인 1~3단계뿐 아니라 마지막 4단계에 해당하는 10명 남짓의 독립적 위원회에도 이날 오찬에 참석한 기업의 임원들이 포함될 수 있다고 했다. 사실상 모든 규제의 주체가 기업이라는 의미다.

트럼프는 “이 조치가 기업의 의무인지와 관계없이 이러한 통제와 감사를 시행하는 것이 안전한 미래를 보장하는 데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도덕적 구속력을 지닌다”며 기업 스스로 지키지 않더라도 강제 수단이 없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다만 “시간이 지나 이를 법률이나 규정으로 성문화하는 것이 타당할 수 있다”며 향후 법적 제도 마련 가능성은 열어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AI에 대한 기업들의 자율규제 정책을 발표한 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저커버그는 정부의 규제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혀왔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AI에 대한 기업들의 자율규제 정책을 발표한 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저커버그는 정부의 규제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혀왔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해당 내용은 AI 시스템을 개발하는 연구소들이 이미 채택했던 조치”라며 “AI가 급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일부 기술 전문가들이 경고해 온 정부 개입에 대한 요청에는 훨씬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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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까지 해킹되는데…“민주당의 사기극”


이날 긴급 회동과 성명은 최근 오픈AI와 앤트로픽의 AI 에이전트가 통제를 벗어나 무단으로 기업은 물론 정부 시스템을 해킹했다는 보고가 나온 가운데 이뤄졌다. AI 업체들 사이에서도 “10년 안에 AI가 인류를 멸망시킬 위험이 있다”는 경고가 나왔고, 정치권에선 정부 차원의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트럼프는 이를 “민주당의 사기극”이라고 일축해왔다. 지난주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AI를 통제하려는 어떠한 구상도 거부한다”고 했다.
현지시간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인공지능(AI) 기업 최고 경영진들과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엘론 머스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현지시간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인공지능(AI) 기업 최고 경영진들과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엘론 머스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는 이날 AI 업체 CEO들과 함께 진행한 기자회견에선 기업인들을 향해 ‘기업들도 자체 규제가 가능하다고 동의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답은 예스”라며 기업인 대신 답했다. 그런 뒤, 규제에 반대해온 젠슨 황 엔비디아 CEO에게 발언권을 넘겼다. 젠슨 황은 ”혁신과 기술, 안전 사이에 충돌은 없고 AI 향상을 위한 기술과 안전성을 높이는 기술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전기료 인상 등으로 반대 여론이 거세진 데이터센터 개발에 대해서도 “데이터센터는 매우 인기 있을 것”이라며 “왜냐하면 이들이 바로 데이터센터를 원하고, 안전하고 행복한 공동체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데이터센터 건설은 11월 중간선거의 핵심 쟁점 중 하나로 떠오른 상태다. 최근 뉴욕타임스(NYT)의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61%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했다. NYT는 트럼프의 데이터센터 관련 발언에 대해 “AI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전국적 데이터센터 개발을 지원하고 있는 트럼프의 행보는 점점 더 대중의 정서와 동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지시간 29일 백악관에서 인공지능을 주제로 열린 기술 업계 최고경영자(CEO) 회의가 끝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메타(Meta)의 마크 저커버그 CEO, 과학기술자문위원회(Council of Advisors on Science and Technology) 의장 데이비드 삭스, 오픈AI(OpenAI)의 그렉 브록맨 사장, 미국 국가사이버국장 숀 케언크로스, 연방거래위원회(FTC) 의장 앤드류 퍼거슨이 지켜보고 있다. 이날 긴급 오찬은 오픈AI가 안전성 우려로 최신 모델 출시를 취소한 데 이어, 해당 기술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졌다는 일련의 사실이 드러난 직후에 열렸지만, 트럼프는 '자율규제'에 초점을 맞춘 성명을 내놨다. AFP=연합뉴스

현지시간 29일 백악관에서 인공지능을 주제로 열린 기술 업계 최고경영자(CEO) 회의가 끝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메타(Meta)의 마크 저커버그 CEO, 과학기술자문위원회(Council of Advisors on Science and Technology) 의장 데이비드 삭스, 오픈AI(OpenAI)의 그렉 브록맨 사장, 미국 국가사이버국장 숀 케언크로스, 연방거래위원회(FTC) 의장 앤드류 퍼거슨이 지켜보고 있다. 이날 긴급 오찬은 오픈AI가 안전성 우려로 최신 모델 출시를 취소한 데 이어, 해당 기술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졌다는 일련의 사실이 드러난 직후에 열렸지만, 트럼프는 '자율규제'에 초점을 맞춘 성명을 내놨다. AFP=연합뉴스

트럼프는 또 향후 AI 정책을 총괄할 이른바 ‘AI 차르’로 제이 클레이턴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클레이턴은 18개 정보기관으로 구성된 미국 정보공동체를 총괄하는 대통령의 핵심 정보 자문역이다. 만약 그가 AI 지원 정책을 주도하게 될 경우 국가안보 분야에서 AI의 비중이 급격하게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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