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부산 북항의 인공수로에서 무태상어 '부캉이'의 외해 유도가 실패한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부캉이를 테마로 한 무료 웹게임도 등장했다. 사진 '부캉이의 모험' 게임화면 캡처
평소 취미로 미니게임을 제작하는 김모(35)씨는 최근 도메인을 구매해 무료 웹게임 ‘부캉이의 모험’을 만들어 배포했다. 김씨는 “부산까지 가지 못해 실제로 (부캉이를) 본 적은 없다”며 “건강 악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상어가 빨리 인공수로를 벗어나 자유로워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게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부산 북항 친수공원에서 2주 가까이 머무는 무태상어 ‘부캉이’의 인기가 치솟으며 게임이나 코인까지 만들어졌고, 관련 인터넷 밈(Meme·유행 창작물) 역시 퍼져나가고 있다.
30일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이달 19일부터 29일까지 북항 친수공원을 찾은 누적 방문객은 약 63만9800명에 달한다. 해양경찰과 소방이 구조정 등을 투입해 외해 유도 작업을 벌인 29일 하루에만 2만3000여명이 공원을 찾았다. 외해 유도 작업은 부캉이가 고압수를 피해 달아나는 바람에 약 5시간 만에 중단됐다. 부산시와 해경 등 유관기관은 다음 달 2일 그물을 동원해 2차 구조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29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관계자들이 선박과 워터펌프를 동원해 상어 '부캉이'를 외해로 유도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이 부캉이를 관람하고 있다. 뉴스1
구조 상황과 별개로 부캉이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20일 밈 코인 발행 플랫폼 펌프닷펀에는 ‘부캉이’란 이름을 딴 가상화폐(코인)가 발행돼 계속 거래되고 있다. 30일 오후 1시30분 기준 ‘부캉이’ 코인의 가격은 개당 약 0.00015달러로, 한화로 약 0.2원 수준이다. 시가총액은 약 14만7000 달러(약 2억원)로 나타났다. 22일에는 시민들이 부캉이의 목격 위치와 시간을 공유할 수 있는 웹사이트 ‘부캉이 지금 있나?’가 개설되기도 했다.
올해 4월 대전 오월드에서 늑대 '늑구'가 탈출했을 때 지역 빵집들은 늑구의 안전한 복귀를 응원하며 늑구빵 제품을 출시했다. 사진 SNS 캡처
일상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동물이 도심에 등장해 시민들이 열광하는 사례는 부캉이 이전에도 여러 건 있었다. 지난 2023년 3월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탈출한 얼룩말 ‘세로’는 부모를 잃고 홀로 지내 왔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았다. 세로의 이름을 딴 얼룩말 인형이 제작·판매되기도 했다. 지난 4월 대전 오월드에서 늑대 ‘늑구’가 열흘간 탈출했을 때 역시 ‘늑구 신드롬’으로 칭해도 될 만큼 큰 관심이 쏠렸다. 늑구 추적 과정이 실시간으로 언론을 통해 보도됐고, 대전 지역에서는 ‘늑구빵’을 만들어 파는 빵집이 여럿 등장했다. 늑구가 생포돼 오월드로 복귀한 직후엔 지역 연고 프로야구팀인 ‘한화 이글스’가 2연승을 하며 ‘늑구 효과’라는 말을 낳기도 했다.
이처럼 동물원을 탈출하거나 바다를 떠나 도심에 등장한 ‘자유로운 동물’에 대해 높은 관심과 애정을 보이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이를 최근 낮아진 사회적 신뢰도와 연결 지어 해석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소셜미디어(SNS) 주 소비층인 젊은 세대는 사회적 갈등을 크게 체감하고 타인을 향한 불신이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며 “사회적 이슈나 타인과의 깊이 있는 소통에서 피로해지기보다, 소소한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수단으로써 화제가 된 동물에 관심 갖길 택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