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 등이 괌 노선의 수요 감소를 이유로 요청한 공급 좌석 유지 의무 완화에 대한 심의 절차를 개시했다. 다만 공정위 심사관은 기업결합 시정조치를 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해 기각 의견을 제시했다.
김포공항 계류장에서 이동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기 모습. 연합뉴스
30일 공정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은 ‘인천~괌’, ‘부산~괌’ 노선의 공급 좌석 유지 의무 기준을 2019년 대비 90%에서 70%로 하향하고, 대체 항공사의 신청이 없더라도 슬롯을 자진 반납하면 구조적 조치가 완성된 것으로 인정해 줄 것을 공정위에 요청했다.
실제 최근 괌 관광 수요는 부진하다. 괌정부관광청에 따르면 올해 1~7월 괌을 찾은 한국인 방문객은 13만3879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8% 감소했다.
공정위 심사관은 대한항공 등의 요청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제출했다. 시정조치의 변경 사유가 되는 ‘사정변경’은 공정위가 시정조치를 최종 확정한 2024년 12월 24일 이후 새롭게 발생한 사정이어야 하는데, 괌 노선의 경우 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괌 노선 탑승객은 2024년 말과 비교해 2025년 말 오히려 40%가량 늘었다”며 “지난해 하반기 탑승률이 떨어진 것은 대규모 증편으로 공급 좌석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2024년 1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며 경쟁제한 우려가 높은 국제노선 26개와 국내 노선 8개에 공급 좌석 수를 2019년 대비 90% 미만으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행태적 조치 등을 결정했다.
한편 공정위는 이날 대한항공, 진에어, 아시나아항공이 ‘청주~제주’ 노선의 공급 좌석 수를 2019년 대비 90% 미만으로 줄인 혐의에 대해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심사관은 3개 회사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피심인들에게 이행 강제금 부과, 법인 고발 의견을 제시했다.
공정위는 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공급 좌석 축소와 관련한 제재 여부와 수위, 공급 좌석 수 유지 의무 하향 조정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2월에도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을 운항하면서 좌석 수 축소 금지를 어겨 지난해 12월 64억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