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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딩 두 번에…모래성 된 만리장성

중앙일보

2026.09.30 08:01 2026.09.30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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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 주저앉아 허탈한 표정을 짓는 중국 선수(왼쪽) 옆에서 2-1 승리를 자축하는 아시안게임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 결승에 진출한 한국은 대회 4연패에 도전한다. [연합뉴스]

그라운드 주저앉아 허탈한 표정을 짓는 중국 선수(왼쪽) 옆에서 2-1 승리를 자축하는 아시안게임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 결승에 진출한 한국은 대회 4연패에 도전한다. [연합뉴스]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만리장성을 넘어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에 올랐다. 사상 첫 4회 연속 금메달에 한 걸음 만을 남겨뒀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0일 일본 오사카 나가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전에서 선제 실점한 뒤 머리로만 두 골을 몰아쳐 중국에 2-1로 역전승했다. 지난 2014년 인천 대회를 시작으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와 3년 전 항저우 대회까지 연속 우승한 한국은 한 번만 더 이기면 대회 4연패를 이룬다.

중국 축구가 국제대회에서 한국을 만나면 움츠러든다는 의미를 담은 용어 ‘공한증(恐韓症)’은 이제 낡은 말이 되어가고 있다. 이 연령대에서 한국은 앞서 중국과의 두 차례 맞대결을 모두 졌다. 지난해 3월 정식 사령탑 없이 참가한 옌청 국제 친선대회에서 0-1로 패했고, 이민성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난해 11월 중국 판다컵에서도 0-2로 완패했다. 이번 대회에선 한국이 이기며 설욕했지만, 중국은 만만치 않았다. 슈팅 수에서 한국 8개(유효슈팅 6개)-중국 7개(3개)로 대등했고, 볼 점유율은 오히려 중국이 55%(한국 45%)로 앞섰다.

맞대결에서 한국은 이영준(그래스호퍼), 엄지성(스완지시티), 배준호(스토크시티) 등 해외파를 선봉에 내세웠다. 중국은 촘촘하고 조직적인 수비로 맞대응했다. 초반 흐름은 한국이 장악했지만, 선제 골은 중국이 가져갔다. 전반 23분 롱 패스와 높이를 활용한 선 굵은 역습 전술을 발판 삼아 왕위둥이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한국 골 망을 흔들었다.

전열을 정비하고 반격에 나선 한국은 10분 뒤 동점 골을 터뜨리며 승부의 균형을 되찾았다. 코너킥 찬스에서 엄지성이 올린 볼을 이영준이 골에어리어 오른쪽에서 머리로 받아 넣었다. 중국 골키퍼가 몸을 던지며 필사적으로 손을 뻗었지만, 볼은 골대 안 쪽으로 유유히 날아갔다.

소속팀 사정으로 대표팀에 지각 합류한 이영준은 베트남과의 8강전 멀티 골에 이어 준결승에서도 천금 같은 골을 터트리며 순도 높은 활약을 이어갔다. 이미 군 복무를 마친 그는 “병역 면제가 아니라 이기기 위해 왔다”며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후반 들어 배현서와 엄지성이 포진한 왼쪽 측면을 중심으로 한국이 흐름을 장악했지만, 중국 수비라인은 좀처럼 찬스를 내주지 않았다. 도리어 후반 34분에는 중국의 역습에 이은 크로스를 중앙수비수 김지수가 머리로 걷어내려다 자책 골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다. 이어진 코너킥 수비 상황에서는 골키퍼 김준홍이 상대 헤딩 슈팅을 몸을 던져 막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위기 이후 찬스가 찾아왔다. 후반 37분 엄지성이 상대 페널티박스 왼쪽 외곽 지역에서 올린 오른발 크로스를 배준호가 골 에어리어 오른쪽으로 쇄도하며 정확한 헤더로 연결해 결승골을 터트렸다. 득점 직후 승리를 예감한 한국 선수단이 그라운드와 벤치를 가리지 않고 일제히 환호하며 역전 드라마를 만끽했다.

한국은 앞서 치른 조별리그 두 경기와 8강전을 포함해 총 4경기에서 12득점 2실점의 압도적인 발자취를 남기며 결승에 올랐다. 중국은 조별리그 3경기와 8강전에서 4득점 1실점의 짜임새 있는 경기력으로 28년 만에 이 대회 4강에 올랐지만 승부처에서 또 한 번 한국 축구의 벽을 넘지 못 했다.





이해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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