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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규섭의 퍼스펙티브]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은 반등할 수 있을까

중앙일보

2026.09.30 08:18 2026.09.30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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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지지율 급락한 대통령의 선택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집권 1년여 만에 30%대로 하락하면서 원활한 국정운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역대 대통령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이른바 ‘지지율 하락의 법칙’을 따라왔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 대통령들에게도 거의 예외 없이 나타난다. 탄핵 정국에서 높은 지지율로 출발한 이 대통령 역시 이제 그 흐름을 따라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 하락의 법칙
필자는 문재인 정부 4년차가 끝나가던 2021년 4월, 모 일간지에 ‘文 정부 4년도 피하지 못한 지지율 하락의 법칙’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쓴 적이 있다. 당시 필자는 이 법칙을 ‘반대층의 연합 현상(Coalition of Opposition)’으로 설명했다. 임기 초반에는 국정 운영을 평가할 기준이 충분하지 않아 대통령 지지율이 대체로 높게 출발한다. 그러나 정책을 시행할 때마다 그 정책으로 손실을 보거나 불안을 느끼는 유권자들이 생겨난다. 역설적이게도 정책 추진이 거듭될수록 반대층도 늘어나고, 이들이 결집하면서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한다는 설명이다. 정치학에서 자주 제시되는 설명이다.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바로 이 동학으로 자신의 지지율 하락 원인을 설명했다. 그는 “(정책적) 결정을 하면서 생기는 우군도 있지만 반대자들도 있다”며 “우군보다는 반대자의 힘이 10배 이상은 강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다수에게 필요한, 그러나 소수가 저항·반발하는 일을 잘 하지 않는데 그런 걸 개혁이라고 부른다”며 “개혁과제를 추진할 때마다 반대자들, 반발자들이 쌓여가고 결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자신은 그러고 싶지 않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정책 추진이 반대층의 누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 대통령의 인식은 앞서 말한 정치학적 설명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9월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후 일곱번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9월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후 일곱번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그렇다면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반등할 수 있을까. 우선 현재 지지율이 어느 수준인지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 최근 지지율 하락 보도가 잇따랐지만, 지난 9월 22일 발표된 엠브레인퍼블릭의 KBS 조사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은 여전히 40.0%였다. 반면 며칠 뒤 발표된 리서치웰 조사에서는 30.6%로 나타났다. 발표 시점이 거의 비슷한 두 조사에서 10%포인트 가까운 차이가 난 셈이다.
조사업체 차이 보정 결과 30%대
이런 업체 간 차이를 보정하기 위해 필자는 조사기관별 고유 경향을 반영하는 베이지언 다층 동적선형 모형으로 대통령 지지율을 추정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초기부터 9월 22일까지 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대통령 지지율 조사 545건을 취합해 분석한 결과다. 실제로 엠브레인퍼블릭은 분석대상 26개 업체 중 7번째(+3.6% 포인트)로 이 대통령 지지율을 높게 추정하는 업체였던 반면 리서치웰은 두 번째로 낮게(-5.0% 포인트) 추정하는 업체였다. 공교롭게 이 두 업체의 조사결과가 비슷한 시기에 발표되다 보니 혼선을 빚게 되었다.


조사업체별 경향성을 보정한 후 추정해 보면 9월 22일을 기준으로 이 대통령 지지율은 37.0% 정도였다. 심지어 조사업체들의 경향성이 시기에 따라 가변적이라는 가정하는 모델을 적용할 경우 30%대 초반까지 내려갔다. 아마도 최근 전화면접 조사와 자동응답 방식(ARS) 조사 간의 모드 차이가 많이 줄어든 것이 이러한 모델 간 차이를 설명하는 것으로 보인다. 어떤 모델을 택하든 이 대통령 지지율이 이미 30%대에 진입했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지율 변곡점은 주요 선거
그렇다면 ‘반대층’은 언제 형성될까. 문재인,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지율 추이의 계량적인 변곡점 분석(change point analysis)을 실시해 보면 공통점이 드러난다. 주요 선거가 지지율의 변곡점으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탄핵 정국에서 역대 최고의 지지율로 출발한 문 전 대통령 지지율은 첫 번째 주요 선거였던 2018년 6·13지방선거 압승 후 오히려 급락하기 시작해 같은 해 12월 초 50% 선이 무너졌다. 선거에서 지지층 결집을 위해 ‘적폐청산’의 대표적 정책들을 구체화했던 것이 빠르게 ‘반대층’을 양산한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조국 사태 이후 40~50%대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문 전 대통령 지지율은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2020년 4월 총선 압승을 계기로 다시 60%대를 회복했다. 그러나 이후 무리한 검찰개혁을 추진하다 윤석열이라는 대선 후보만 탄생시키면서 지지율이 재하락했다. 총선 압승이 부른 과도한 자신감이 원인으로 보인다. 여기에 ‘부동산 적폐’를 겨냥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규제 일변도 부동산 정책까지 더해지며 또 다른 반대층이 형성됐다. 선거 승리가 강경한 정책 추진의 자신감을 높이고, 그것이 다시 반대층의 확대를 불러온 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도 2022년 지방선거가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가장 큰 낙폭을 보인 변곡점은 임기 시작 불과 두 달 뒤인 2022년 7월 첫째 주로 추정된다. 당시 6·1 지방선거 압승의 달콤함에 도취된 국민의힘 윤리위의 이준석 대표 징계 절차가 그 정점이 됐다. 이로 인해 2030 세대가 ‘반대층’에 편입되면서 임기 초반 50%대였던 윤 대통령 지지율이 처음으로 30%대를 기록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아직 임기 1년 3개월 남짓이지만, 이 대통령 지지율의 변곡점을 분석해 보면 이번에도 선거가 그 중심에 있다. 이 대통령 지지율은 한동안 50%대에 머물다가 올해 4월 말부터 약 3개월간 60%대를 유지했다. 반도체주 상승과 증시 호조가 지지율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이른바 ‘삼전닉스 효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던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가 시작된 첫 번째 변곡점은 바로 지난 6·3 지방선거다.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이 대통령 지지율이 첫 번째 폭락을 거친 후 8월 초순 경 민주당 당대표 선거를 둘러싼 당내 갈등을 거치면서 두 번째 폭락하게 되고 결국 30%대로 내려앉고 말았다.
반복되는 대통령 지지율 하락, 반대층의 연합 현상
6·3 지방선거, 부동산 정책·공소취소 불만 결합 계기
이 대통령 "우군보다 반대자의 힘 10배 이상 강해"
지지율 반등 계기에 강경 노선 회귀하면 실패의 길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을까. 지방선거를 전후해 여당이 집중했던 몇몇 이슈가 새로운 ‘반대층’을 만들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부동산 정책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이 대통령과 정원오 민주당 후보의 정책적 연계성을 강조할 수밖에 없었다. 또 선거를 앞두고 특검에 공소취소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을 추진하면서, 지지층 결집을 꾀했다.

문제는 이 두 사안 모두 다수 여론이 부정적이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4주차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은 26%에 그쳤고, NBS의 7월 4주차 정기조사에서도 33%에 불과했다. 6·3 지방선거 직전인 5월 2주차 한국갤럽 조사에서 특검에 공소취소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에 찬성한 응답도 27%에 그쳤다. 결국 각 사안에서 거의 70%의 유권자가 잠재적 ‘반대층’으로 흡수될 수 있는 리스크를 감수한 것이다. 6·3 지방선거는 부동산 정책과 공소취소에 대한 서로 다른 불만이 현 정부에 대한 견제 정서로 결합하기 시작한 계기가 된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추가적인 ‘반대층’의 형성과 결집을 늦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보면 기회는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그에 따른 총선 승리로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만들었다. 심지어 윤석열 전 대통령도 이준석 대표 징계 국면으로 지지율이 급락한 뒤, 민주당의 한동훈 김앤장 회동설 제기 등 과도한 정치공세에 대한 반발이 일면서 지지율이 소폭 회복되기도 했다. 이 대통령에게도 경제·민생 성과나 야당의 실책 등 반등의 계기가 찾아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전통적 지지층보다 중도층 이탈 커
지지율이 하락하면 모든 대통령은 두 가지 선택지 사이에서 고민하게 된다. 전통적 지지층을 다시 결집시킬 것인가, 아니면 중도층으로 외연을 넓힐 것인가. 여당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주된 원인을 전통적 지지층의 이탈에서 찾는다. 하지만 수치상으로 보면 임기 초(2025년 7월 1일 기준)와 비교하여 ‘진보’ 중 약 33% (79.2%→53.4%)가 이 대통령 지지에서 비지지로 돌아섰다. 반면 ‘중도’에서는 약 40%(65.9%→39.5%)가 지지에서 비지지로 돌아섰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은 중도층의 이탈이 컸다는 의미다. 물론 고민의 원인은 그래도 전통적인 지지층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높지 않겠냐는 기대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당내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그 기대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판단의 영역일 것이다.

지지율 반등의 계기가 찾아왔을 때 전임 대통령들의 선택은 대체로 강경 노선으로의 회귀였다. 문 전 대통령은 조국 사태로 하락했던 지지율이 코로나19 대응을 계기로 반등하자 다시 강한 검찰개혁 드라이브에 나섰다. 윤 전 대통령 역시 의대 정원 증원과 노동시간 유연제라는 강공책을 택했다. 두 케이스 모두 결과는 우리가 아는 그대로였다. 이재명 대통령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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