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釜山また行きたい!”(부산, 또 가고 싶어!)
최근 영어·중국어·일본어권 소셜미디어(SNS)에 잇따라 올라온 글들이다. 부산을 다녀간 외국 관광객 사이에선 부산을 잊지 못한다는 뜻의 ‘부산병(病)’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관광객들의 부산행이 늘면서 쇼핑·먹거리 등 소비도 확대되고 있다. 유통업계는 외국인 고객을 겨냥한 점포와 서비스를 앞세워 ‘부산 상륙 경쟁’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 3층에 있는 외국인 고객 서비스센터가 외국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 신세계백화점
30일 유통업계와 부산시에 따르면 올해 1~7월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92만767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1%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대만·중국·일본·미국 순으로 방문객이 많았다. 같은 기간 부산에서 발생한 외국인 카드 소비액도 7423억원으로 50.8% 늘었다.
실제 부산 주요 유통 매장에서 외국인 매출은 급증했다. 올해 1월부터 9월 28일까지 롯데백화점 부산본점과 롯데몰 동부산점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0%, 180%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의 1~8월 외국인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126%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8.7%로 신세계백화점 전점 평균(7.7%)보다 높았다.
소비 증가세는 K패션·뷰티로 이어졌다. 1월부터 9월 28일까지 무신사스탠다드 부산 서면점의 외국인 매출은 97% 증가했고, 외국인 매출 비중은 전체의 30%까지 높아졌다. CJ올리브영 부산 점포들의 1~8월 외국인 매출도 84% 늘었다. 올리브영 부산 점포 전체 매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2%에서 최근 45%까지 커졌다.
김영희 디자이너
부산은 해수욕장 등 주요 관광지와 쇼핑 상권이 가까워 관광과 소비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한국을 여러 차례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서울에 집중됐던 외국인 관광 수요가 부산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재방문율은 56.6%에 달했다.
최근엔 이른바 ‘부캉이 특수’도 누리고 있다. 지난 18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 상어 ‘부캉이’가 나타난 뒤 관광객이 몰리고 주변 상권이 들썩였다.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지난 19~28일 친수공원 누적 방문객은 60만 명을 넘었다. 부캉이 등장 뒤 첫 주말인 19~20일 친수공원 인근 CU 점포 매출은 직전 주말보다 48.6% 증가했다. 인공수로 바로 앞에 있는 이디야커피 매장 매출도 큰 폭으로 뛰었다.
최근 롯데백화점 동부산점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사진 롯데백화점
최근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서 열린 포켓몬 팝업을 방문한 외국인 손님들. 사진 롯데백화점
부캉이는 부산의 인기가 특정 명소를 넘어 인근 상권으로 퍼지는 현상을 보여준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부산을 관광 소비가 집중되는 새로운 핵심 시장으로 보고 점포 확장과 마케팅 등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내년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에 복합몰 ‘더현대 부산’을 열 예정이다. 외국인 관광객 등을 겨냥해 매장 절반을 체험형 공간으로 구성한다. 올리브영은 지난 8월 남포동에 2970㎡(약 900평) 규모의 대형 매장을 열고 외국인에게 인기가 높은 피부 진단 서비스를 도입했다.
내년 부산에 들어설 '더현대 부산' 조감도. 사진 현대백화점
기존 점포들도 외국인을 겨냥한 콘텐트와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11일까지 센텀시티점 등에서 외국인이 선호하는 120개 브랜드가 참여한 ‘글로벌 쇼핑 페스타’를 연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은 K콘텐트 팝업스토어를 집중 유치하고 있다. 무신사는 서면점에서 다국어 안내 방송과 캐리어 보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프랑스나 일본처럼 관광객이 늘면서 수도에 집중됐던 관광 수요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현상이 한국에서도 나타나는 가운데, 부산만의 매력이 더해져 인기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요즘 외국인 관광 트렌드는 한국인처럼 생활하고 소비하는 것인 만큼, 이에 맞는 매장과 콘텐트를 적극 개발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