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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사건 공소취소 하느냐, 마느냐…폭탄 떠안은 공소청

중앙일보

2026.09.30 13:00 2026.09.30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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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표지판의 검찰 로고가 지워졌다. 김종호 기자

대검찰청 표지판의 검찰 로고가 지워졌다. 김종호 기자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은 사회 각계의 반대에도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이 강행 추진해 출범하는 만큼 정치적으로 편향되지 않은 조직이란 것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 성패의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공소청의 경우 이재명 대통령 재판의 공소취소 여부 판단이, 중수청은 여권 핵심 인사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 처분이 결정적인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여기에 중수청은 기존 검찰이 하던 정치인, 기업인 등 고난도 사건도 해결할 수 있다는 실력 역시 증명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달 2일부터 검찰을 대체하는 공소청은 수사에 일절 관여해서는 안 되고 오롯이 재판 업무에 집중해야 한다. 그럼에도 공소청은 정치권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를 떠안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관련된 재판의 공소취소다.


30일 남부지방검찰청 청사 입구에 안내판들이 공소청으로 교체돼 있다. 연합뉴스

30일 남부지방검찰청 청사 입구에 안내판들이 공소청으로 교체돼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특검을 통한 공소취소를 모색했지만 비판 여론에 부딪혔다. 이 대통령 역시 “기존 기소 사건들 처분에 대한 조항은 삭제하라”며 특검을 통한 공소취소에 선을 긋자, 민주당은 특검을 통한 공소취소를 포기했다.

남은 방법은 공소청이 직접 공소취소하는 것뿐이다. 최종 결정권은 공소청의 수장인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게 될 이정현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쥐고 있다. 이 직무대행은 취임 후 첫 출근하며 공소취소에 대해 “진상조사 결과를 살펴봐야 할 것 같다”며 여지를 열어뒀다. 법조계에서는 “지난 6월 출범해 활동 중인 법무부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의 진상조사 결과, 이 대통령 관련 사건에서 검찰권 남용 사례가 드러나면 공소취소를 하겠다는 빌드업”(익명 요구한 차장검사)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공석인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게 된 이정현 대검찰청 차장이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첫 출근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석인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게 된 이정현 대검찰청 차장이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첫 출근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과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을 명분 삼아 민주당이 억지로 공소청을 출범시킨 상황에서 공소청이 이 대통령 사건을 공소취소할 경우 다시금 조직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전직 검사장은 “정치 검찰이라는 비판에 조직이 폐지되기까지에 이르렀는데 또 한 번 정치적 기관이 되라는 리스크를 떠안기는 것”이라고 했다.

중수청은 신설 조직이기 때문에 출범 초기 안착이 종국적인 조직의 성패를 가늠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초기 성과로 역량을 입증해야 우수 수사 인력을 추가 수혈할 수 있고, 이로써 더 큰 성과를 내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전직 검사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경우 초기 사건에서 영장 발부에 실패하고 기소에도 이르지 못하자 조직이 실패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조성되면서 검사, 수사관 등이 임용을 거부해 수사 역량은 더욱 저하되고, 조직 전체적으로 사기가 떨어졌다”며 “그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초기 성과가 매우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결국 수사력 입증이 핵심이다. 아울러 공소청과 마찬가지로 중수청 역시 수사 공정성을 높여 신뢰를 얻는 것이 성패의 관건이라는 제언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법조계 관계자는 “여권 인사인 김병기 무소속 의원 사건을 1년간 묵히는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마다 용두사미식 수사 패턴을 보인 경찰과 대조되는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을 이틀 앞둔 30일 중수청이 입주할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 건물에 중수청 간판이 설치돼 있다. 뉴스1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을 이틀 앞둔 30일 중수청이 입주할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 건물에 중수청 간판이 설치돼 있다. 뉴스1


전문가들은 공정성, 실력 입증을 통한 신뢰 확보가 공소청, 중수청의 생존 과제라고 진단한다. 참여연대 공동대표이기도 한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소취소는 예외적인 조치일 뿐 아니라 대통령은 절대 권력자인 만큼 그에 상응하는 신중한 판단을 하는 것이 앞으로 공소청 성패의 관건”이라며 “중수청은 시스템적으로 수사 능력을 보장하는 것이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진.정진우.정진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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