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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스포츠 타운, 시카고

Chicago

2026.09.3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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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호

박춘호

스포츠는 스토리다. 매 경기 승패가 갈리는 승부는 곧 부인할 수 없는 결과지만 승부의 세계에서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스토리는 꽤 극적이고 뇌리에 남기 때문이다. 스포츠의 역사가 쌓일수록 승부와는 무관한 스토리도 함께 축적된다. 어쩌면 우리는 결과보단 스토리에 더 열광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요즘 시카고 스포츠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노라면 이런 스토리가 더 눈에 들어온다.  
 
먼저 교황 리오 14세가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보낸 서한이 화제다. 이 서한은 지난 8월 11일 화이트삭스의 홈 구장인 레이티드 필드에서 열린 교황 데이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한 답신 형태다. 교황 데이에서 화이트삭스 구단은 참가한 팬들에게 교황이 쓰는 주교관 모양을 본뜬 화이트삭스 교황 모자를 선물로 나눠줬다. 이에 대한 감사를 표한 편지는 9월 9일자로 발송됐고 29일 구단에 도착해 바로 공개됐다.  
 
서한의 내용에도 관심이 간다. 교황은 서한에서 “스포츠는 진정한 삶의 학교가 될 수 있다. 풍요로움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승리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서로 나누고, 존중하며, 함께 걸어가는 기쁨에서 온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며 “이러한 정신 아래 화이트삭스가 앞으로도 사람들 사이에 우정과 연대의 채널을 계속 육성하고 평화 속에서 함께 살고 일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희망의 증인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시카고 남부에서 태어난 교황은 “이러한 마음을 담아 당신과 당신이 사랑하는 이들에게 전능하신 분의 풍성한 축복이 함께 하길 기꺼이 기원한다”고 적었다. 교황이 일반 서한에 넣을 수 있는 무난한 문구지만 화이트삭스 팬이라면 이 문구에 의미를 부과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이 서한이 마침 포스트시즌이 시작하는 날에 맞춰 도착해 공개됐다는 사실이 등이 합쳐지면서 가을 이야기가 풍성해진다. 화이트삭스는 이날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승리했다. 교황의 축복이 승리를 가져온 것이라고 믿는 팬들도 생길 수도 있겠다.    
 
화이트삭스는 최근 3년간 100패 이상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최저 승률팀이라는 불명예를 썼지만 올해 들어 팀 성적이 갑자기 좋아지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큰 변화를 이끌었다. 이에 대해 기자가 무슨 일을 했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대해 교황은 “노 코멘트”라고 답해 주위의 웃음을 이끌기도 했다. 교황은 2005년 시카고에서 열렸던 화이트삭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월드시리즈 직관 장면이 당시 TV 중계 카메라에 잡혔고 이 모습이 교황 즉위 후 널리 알려지기도 했을 만큼 화이트삭스 팬이다.    
 
컵스는 또 어떤가. 컵스는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서 화이트삭스와는 다른 입장이다. 올해는 24세의 중견수 피트 크로우 암스트롱이 MVP급 활약을 하면서 팀을 이끌었다. 또 팀내 고참급 선수인 좌익수의 이안 햅은 올해 팀과의 계약이 종료되면서 자신의 리글리필드 마지막 정규 시즌 경기가 될 수도 있는 자리에서 팬들에게 한 팬서비스가 화제를 모았다. 야구공에 300달러를 고무줄로 여러번 감은 뒤 이를 외야석에 있는 팬들에게 던진 것이 화면에 잡힌 것. 그리고 공과 현금과 함께 감긴 손 편지에는 “당신들이 모든 스포츠 팬들 중 최고. 맥주는 내가 산다”라는 친필 메시지를 적었다. 한가지 문제는 컵스의 홈 구장 리글리필드는 현금으로 맥주나 음식 등을 살 수가 없어 구장 내 있는 리버스 ATM을 통해 프리 페이드 데빗 카드를 구한 뒤 맥주를 사야 한다는 번거로운 사실. 컵스와 화이트삭스가 올해 어떤 가을의 전설을 써내려갈지 주목된다.  
 
프로풋볼(NFL) 시카고 베어스는 3주차 경기에서 멋진 경기를 선보였다. 베어스는 그 전주 지구 라이벌인 미네소타 바이킹스전에서 졸전 끝에 9-3으로 패했고 이 경기에서 주전 쿼터백 케일럽 윌리엄스까지 햄스트링 부상으로 잃었다. 더군다나 백업 쿼터백인 타이슨 베전트까지 뇌진탕으로 연습을 못한 상태라 어쩔 수 없이 3번째 쿼터백이자 38세의 노장 케이스 키넘이 선발 출전했다. 상대는 시즌 2연승의 필라델피아 이글스. 이 경기에서 3년여 만에 처음으로 NFL 경기에 출전한 키넘은 247야드 패싱 야드와 2개의 터치다운 패스, 1개의 러싱 터치다운을 기록하며 팀을 27-7 승리로 이끌었고 자신도 인생 경기를 펼쳤다. 경기 후 ESPN과 가진 인터뷰 자리에 딸을 데리고 등장한 키넘은 “가족들이 모두 지켜보고 있는 자리에서 멋진 경기를 할 수 있어서 매우 특별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시카고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스포츠 타운이라는 점을 새삼 실감하는 가을이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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