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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아직 검토 중인데…트럼프 “알래스카 LNG 투자” 일방 발표

중앙일보

2026.09.30 14:45 2026.09.3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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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2000억 달러(271조원)에 달하는 한국의 대미투자 대상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국 정부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직접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국 정부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직접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가 이날 일방적으로 발표한 투자 대상엔 정부가 국회에 지난 8월 22일 국회에 ‘1호 투자 대상’으로 보고한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220억 달러) 뿐만 아니라, 수익성 검토 등을 위해 장기 검토 대상으로 분류한 8기의 원전 건설(1200억 달러)과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500억 달러)까지 사실상 확정적으로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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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토’ 대상이라는데…트럼프, ‘확정 투자’로 발표


트럼프는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진행한 한국의 대미 투자 대상 발표식에서 “내가 대한민국과 체결한 협정에 따라 한국 정부는 최대 20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할 예정”이라며 “텍사스에 6기가와트 규모의 발전 시설과 8개의 대규모 원자력 발전소, 그리고 드디어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이 건설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국 정부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직접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국 정부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직접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는 “한국과의 무역협정에 따라 한국은 수천억 달러를 투자해야 하고, 나는 그 대가로 한국의 관세를 15%로 인하해 줬다”며 “한국은 관세 인하를 얻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기로 했고, 그 자금의 일부가 이 프로젝트(알래스카 LNG)에 투입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특히 “이 프로젝트만으로도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에너지 프로젝트 중 하나가 될 것이고, 알래스카 주민들에게는 엄청난 승리”라며 “이 프로젝트는 즉시 최대 1만 2000개의 건설 일자리를 창출하고, 운영 단계에서는 1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알래스카 가구당 연간 에너지 비용을 최대 1500달러, 어쩌면 2200달러까지 절약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에 이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도 “이 프로젝트들은 미국의 이익을 위해 한국 정부가 자금과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것”이라며 “이는 우리가 체결한 무역 합의의 틀과 이를 이끌어낸 미국 최고의 협상가 대통령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국 정부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직접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국 정부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직접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러트닉 역시 한국의 투자 대상에 원전 건설과 알래스카 LNG까지 모두 확정적 사안인 것처럼 언급했다. 원전과 관련해선 “오하이오, 테네시, 사우스캐롤라이나, 켄터키주에 들어설 것”이라며 구체적 입지까지 공개했고, 알래스카 LNG 사업과 관련해선 “아시아 전역까지 가스를 공급받게 되면서 아시아 전체가 (트럼프)대통령과 미국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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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철수했는데…트럼프 ‘일방’ 발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북부 가스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남부로 운송하기 위한 약 1300km 가스관과 LNG 터미널 등을 건설하는 내용이다. 과거 엑손모빌 등 미국의 대형 에너지기업들도 투자 위험 때문에 사업에서 철수했던 전력이 있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이 때문에 정부는 미국의 강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국회에 비공개로 보고한 투자 대상 보고 당시 알래스카 LNG 사업의 참여를 확정하지 않고 투자 규모와 수익성을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힌 상태다. 사실상 검토 결과에 따라 투자를 철회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트럼프가 이날 공개석상에서 알래스카 LNG 사업을 비롯해 원전 사업까지 한국 정부의 확정적 투자 대상으로 발표하면서 정부의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만약 트럼프의 이날 발표 이후 한국 정부가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거나, 향후 검토 단계에서 투자 부적격 결정을 내릴 경우 트럼프 행정부와의 마찰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는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가 경주에서 진행한 한·미정상회담에서 대미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하기로 합의한 것을 근거로 이뤄졌다. 3500억 달러 가운데 1500억원은 조선 분야에 대한 투자로 특정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한 뒤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한 뒤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다만 트럼프는 이날 한국 정부가 2000억 달러 규모의 3가지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주장하면서도, 투자가 이뤄질 시점 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양국이 합의한 내용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투자 한도는 연간 200억 달러, 총 투자 규모는 2000억 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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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지원용?…백악관에 후보 세웠다


트럼프는 이날 발표장에 러트닉 상무장관과 더그 버검 내무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등 관계 부처 장관뿐 아니라 알래스카의 댄 S. 설리번 상원의원,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 등을 함께 등장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한국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현장에 이번 중간선거에 나서는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 댄 S 설리번을 불러 이번 투자 유치가 그의 공이라고 추켜세웠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한국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현장에 이번 중간선거에 나서는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 댄 S 설리번을 불러 이번 투자 유치가 그의 공이라고 추켜세웠다. AP=연합뉴스


트럼프는 11월 중간선거에 출마한 설리번 의원을 지명하며 “거의 20년 동안 알래스카의 파이프라인을 비롯한 현안을 위해 노력해왔고, 마침내 성과를 거둔 것”이라며 “이 협상을 성사시킨 댄 설리번 의원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댄 J 설리번이라는 또 다른 인물을 후보로 내세웠다”며 “그는 수치스러운 사기꾼이다. 이름에 ‘S’가 들어간 사람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했다.

알래스카는 공화당의 강세 지역이다. 그러나 정당 구분 없이 4명이 본선에 진출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알래스카 상원의원 경선에선 민주당 후보인 메리 펠톨라(48.22%)가 1위에 올랐고, 공화당의 댄 S 설리번(42.6%)를 기록했다. 트럼프가 ‘사기꾼’이라고 주장한 댄 J 설리번은 경선 등록 마감 직전에 후보로 등록해 2.5%의 득표로 3위를 기록했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그가 과거 민주당 선거 자금 모금 플랫폼에 기부한 전력을 문제 삼으며 유권자 혼란을 야기하기 위해 그를 투입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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