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4일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전북 남원시 남원의료원을 방문, 의료진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공의료 인력 양성을 위해 신설하는 국립의학전문대학원(국립의전원)의 입지가 전북 남원시로 확정됐다. 2018년 서남대 폐교 이후 남원에 공공의대를 설립하기로 한 지 8년여 만이다. 공공의대 설립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다.
보건복지부는 1일 국립의전원 설립준비위원회 제4차 회의에서 국립의전원을 남원의료원 인근 월락동에 조성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입학 정원은 100명으로, 2029년 개교해 2030년 교육과정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국립의전원법에 따라 졸업생은 의사 면허를 취득한 뒤 복지부 장관이 정하는 공공의료기관 등에서 15년간 의무 복무해야 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를 지켜나간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제4차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준비위원회 논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논란이 됐던 국립의전원의 교육병원에 대해 복지부는 남원의료원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지난 7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을 국립의전원의 주 수련병원으로 제시했다. 이에 전북·남원에선 ‘교육·수련의 이원화’라며 반발했다. 국회 관계자는 “지역이 껍데기가 될 것이란 강한 반발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현재 200병상 규모인 남원의료원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전북도가 운영하는 남원의료원을 국가가 운영하는 ‘국립중앙의료원 남원병원’으로 전환하고 병상 규모를 500병상까지 단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심·뇌혈관질환과 치매 등 기능을 특화해 국립의전원의 임상 교육을 담당하고 지역 거점 병원 역할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형훈 복지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남원의료원은 법에 규정된 국립중앙의료원·지방의료원 등 공공보건의료기관과 함께 교육병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의전원의 최대 과제는 교수 확보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 기준을 충족하려면 기초의학 25명, 임상의학 85명, 의학교육학과 의료인문학 각 1명 등 전임교수 최소 112명을 확보해야 한다. 이 차관은 “국립중앙의료원·국립암센터 등 중앙의료기관뿐 아니라 지방 전문의도 채용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원택(가운데) 전북지사와 양충모(오른쪽 넷째) 남원시장 등 관계자들이 1일 전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국립의전원 남원 설립 결정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전북도
숙원이던 국립의전원 유치가 확정되자 전북에선 환영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원택 전북지사와 양충모 남원시장은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국립의전원의 차질 없는 설립은 물론 남원의료원 기능 강화와 교육·의료 기반 확충까지 꼼꼼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전북 지역 국회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전북이 하나로 뭉쳐 만들어낸 결실”이라며 예산 반영과 입법 지원을 약속했다. 박지원 의원(군산·김제·부안을)은 “이번 결정은 국가적 의료 공백을 메우고 심각한 지역 간 의료 불균형을 바로잡는 역사적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서남대 캠퍼스. 중앙포토
의료계에서는 남원이 의학 교육과 임상 수련에 필요한 여건을 충분히 갖출 수 있을지를 두고 우려가 나온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도 의료진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지역 공공병원이 몇 년 안에 학생 교육을 감당할 진료 역량을 갖출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서남대도 교원 부족으로 문을 닫았는데 개교까지 필요한 교수를 확보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