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무소의 뿔처럼’ 외치던 해병대 로보캅 상사, 실존 인물이다”

중앙일보

2026.09.30 21:34 2026.10.01 00:4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충성, 사랑합니다!”
밀리터리 드라마 ‘신병4: 사보타주’(ENA)가 지난달 29일 종영하며 5.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리즈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마지막 회에서 신화부대의 통폐합 발표과 함께 전입한 세 명의 신병이 궁금증을 유발하며, 시즌5를 예고했다. 시즌1(2022)부터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시청률과 화제성을 높인 ‘신병’은 내년 초 영화(‘신병: 더 무비’)로도 공개되는 등 히트 IP로 자리매김했다.
신화부대에 신병 전입한 사단장 아들 박민석 상병(김민호)의 성장기를 바탕으로 한 시리즈는 병사들 간의 갈등과 동료애를 다양한 에피소드로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이번 시즌에선 군인 폭행 사건, 대민 봉사, 해병대와의 합동훈련 등으로 공간과 서사를 확장하며, 더 넓은 시청층을 끌어안았다.

드라마 '신병' 시리즈를 연출하고 있는 민진기 감독. 사진 KT스튜디오지니

드라마 '신병' 시리즈를 연출하고 있는 민진기 감독. 사진 KT스튜디오지니


‘푸른거탑’(tvN)에 이어 ‘신병’ 등 인기 군텐츠(군대+콘텐츠)를 연출하고 있는 민진기(46) 감독을 지난달 30일 서울 마곡동의 제작사 사무실에서 만났다.


Q : 여성 시청층이 증가한 걸 체감하나.
“그게 이번 시즌의 중요한 목표였다. 이원정 같은 젊은 피를 수혈했고, 이현균 등 인지도 있는 연기파 배우도 투입했다. 곽튜브, 정이랑, 한가인·김영옥 배우도 출연시키며 시청층을 넓히려 했다. 에피소드 면에선 대민 지원, 외박, 해병대 합동 훈련 등을 넣어 이야기를 확장했다.”

드라마 '신병4: 사보타주'의 한 장면. 신화부대 장병들이 수해 복구 대민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 KT스튜디오지니

드라마 '신병4: 사보타주'의 한 장면. 신화부대 장병들이 수해 복구 대민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 KT스튜디오지니



Q : 한가인이 연예인 사병 전세계(김동준)의 누나로 출연해 면회 장면을 찍었는데, 어떻게 섭외했나.
“둘이 워낙 닮아서 꾸준히 특별 출연을 요청했는데, 한가인 배우가 ‘나 아닌 다른 배우가 하면 이상할 것 같다’며 응해줬다. 8년 만의 드라마 출연이었다. 촬영 때 캠핑카를 배치하고, 아름답게 나올 수 있도록 거의 쓰지 않던 반사판까지 꺼냈다.”

드라마 '신병4: 사보타주'의 한 장면. 연예인 사병 전세계(김동준)가 부대로 면회 온 누나(한가인, 오른쪽)와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사진 KT스튜디오지니

드라마 '신병4: 사보타주'의 한 장면. 연예인 사병 전세계(김동준)가 부대로 면회 온 누나(한가인, 오른쪽)와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사진 KT스튜디오지니



Q : 문제 사병이었다가 개과천선한 강찬석 병장(이정현)이 모두의 축하 속에 전역했다.
“사람은 안 변한다는 말이 있지만, 군대에선 변할 수 있다고 본다. 군대에서 좋은 동료와 간부를 만나면 인성이 좋게 변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미안하다’는 강찬석의 마지막 말은 오랫동안 강찬석으로 살아온 이정현 배우의 생각이 반영된 참회의 대사다.”

드라마 '신병4: 사보타주'의 한 장면. 흥분한 강찬석 병장(이정현)이 해병대 병사들과 몸 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 KT스튜디오지니

드라마 '신병4: 사보타주'의 한 장면. 흥분한 강찬석 병장(이정현)이 해병대 병사들과 몸 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 KT스튜디오지니



Q : 장교들의 성장 또한 눈에 띈다.
“엘리트 코스를 밟던 대대장 변혁진 중령(이현균)은 인간적인 중대장 조백호 대위(오대환)를 만나 덕장의 자질을 갖추게 된다. 조 대위 또한 변 중령의 치밀한 업무스타일과 결단력에서 많은 걸 배운다. 둘은 연대하고 서로를 보듬어가며 함께 성장한다. ‘신병’ 시리즈에서 최고의 브로맨스 커플이다. 변 중령은 아빠처럼, 조 대위는 엄마처럼 병사들을 감싼다.”

드라마 '신병4: 사보타주'의 한 장면. 대대장 변혁진 중령(이현균)이 경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중대장 조백호 대위(오대환). 사진 KT스튜디오지니

드라마 '신병4: 사보타주'의 한 장면. 대대장 변혁진 중령(이현균)이 경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중대장 조백호 대위(오대환). 사진 KT스튜디오지니



Q : 반면, 연대장(김학선)과 전 대대장(조승연)은 빌런 역할을 하며, 다음 시즌에서의 악행을 예고했다.
“그들은 군대에 실제로 존재하는, 정의롭지 않은 군인의 전형이다. 그들이 있기 때문에 군대 내 구조적인 병폐·부조리와 관련한 에피소드를 만들 수 있다. 징계 받은 전 대대장이 육사 선배의 도움으로 육군본부로 영전한 것부터 말이 안되는 일이다. 다음 시즌에선 그들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 같다. 정치질하고 자기 이익만 챙기려 하는 그들이야말로 사병들이 말하는 ‘우리의 주적’ 아닐까 싶다. 사병 위주였던 지난 시즌과 달리, 간부진이 탄탄해진 게 이번 시즌의 특징이다.”


Q : 해병대와의 합동 훈련을 찍을 때 신경 썼던 부분은.
“해병대의 각 잡힌 자세와 말투, 자신감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수많은 해병대 예비역의 지지를 노린 면도 있다. 해병대 전역자 위주로 오디션을 봐서, 출연자의 80%가 해병대 출신이다. 대본은 해병대 사령부의 검토를 거쳤고, 해병대 수색대라는 설정을 개연성 있게 해병대 상륙기습대대로 바꿨다. 이 에피소드 덕분에 해병대 지원자가 늘었으면 좋겠다.”

드라마 '신병4: 사보타주'의 한 장면. 해병대 병사들이 호국훈련에 참가해 훈련하고 있는 모습. 사진 KT스튜디오지니

드라마 '신병4: 사보타주'의 한 장면. 해병대 병사들이 호국훈련에 참가해 훈련하고 있는 모습. 사진 KT스튜디오지니

드라마 '신병4: 사보타주'의 한 장면. 호국훈련 합동작전을 벌이던 육군 병사와 해병대 병사가 갈등을 빚던 끝에 몸 싸움을 하고 있다. 사진 KT스튜디오지니

드라마 '신병4: 사보타주'의 한 장면. 호국훈련 합동작전을 벌이던 육군 병사와 해병대 병사가 갈등을 빚던 끝에 몸 싸움을 하고 있다. 사진 KT스튜디오지니



Q : 카리스마 넘치게 해병대 정신을 설파한 이정구 상사는 실존 인물 아닌가.
“해병대의 전설적인 훈련교관이다. 방송에도 여러 번 소개됐고 ‘해병대 로보캅’으로 통한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간다’ 등의 대사도 그의 실제 어록이다. 그를 섭외하려 했지만, 현역 군인이라 쉽지 않았다. 그래서 ‘신병: 더 무비’에도 출연한 비슷한 체구와 느낌의 배우(김진태)를 출연시켰다. 연기를 너무 잘해서 실제 이 상사 아니냐는 반응이 많았다.”

드라마 '신병4: 사보타주'의 한 장면. 해병대의 전설적인 훈련교관 이정구 상사(김진태)가 해병대 정신을 설파하고 있다. 사진 KT스튜디오지니

드라마 '신병4: 사보타주'의 한 장면. 해병대의 전설적인 훈련교관 이정구 상사(김진태)가 해병대 정신을 설파하고 있다. 사진 KT스튜디오지니



Q : 해병대 에피소드에서 특급전사 박민주 중사(이수지, 박민석 상병의 누나)가 나왔으면 어땠을까.
“원래 출연시키려 했는데 스케줄이 맞지 않았다. 박민주의 카리스마가 해병대와 맞붙으면 시너지가 날 것 같았다. 다음 시즌에도 해병대 관련 에피소드를 넣을 예정인데, 그 때는 박민주와 해병대의 만남을 성사시키고 싶다.”


Q : 지역 상인회와의 충돌 에피소드는 실화에서 모티브를 따오지 않았나.
“2012년 양구에서 외박 나간 군인 2명이 고등학생 10여명에게 린치를 당한 사건이 있었다. 가해자 처벌이 미진하자, 분노한 사단장이 전 병력의 외출·외박 통제를 지시한 적이 있었다. 드라마에선 영업에 타격을 입은 상인회가 사과하고 화해하는 결론을 냈는데, 실제 사건은 달라진 게 없었다고 하더라. 드라마 안에서라도 모두가 화합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

드라마 '신병4: 사보타주'의 한 장면. 신화부대 장병들이 외박을 나온 모습. 사진 KT스튜디오지니

드라마 '신병4: 사보타주'의 한 장면. 신화부대 장병들이 외박을 나온 모습. 사진 KT스튜디오지니



Q : ‘신병4’의 시그니처 장면을 꼽는다면.
“진심으로 사과하는 상인회장에게 변 중령이 ‘지금처럼 열심히 장사하시고, 행복한 일상 누려주시면 저희는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하는 신이다. 그것이 군대가 존재하는 이유다.”


Q : 최병남(김희수)·강찬석 병장이 전역할 때 서운하지 않았나.
“5년의 시간을 그 친구들과 함께 했다. 마침표를 잘 찍기 위해 전역 신을 심혈을 기울여 찍었다. 두 배우의 마지막 촬영을 전역 신 촬영 날과 맞췄다. 시리즈를 떠나는 것과 전역하는 감정이 똑같을 테니까. 거의 모든 배우들이 함께 했다. 리어카에 태워 위병소까지 모시는 시퀀스도 특별히 넣었다.”

드라마 '신병4: 사보타주'의 한 장면. 최병남 병장(김희수)과 강찬석 병장(이정현, 오른쪽)이 전역하는 모습. 사진 KT스튜디오지니

드라마 '신병4: 사보타주'의 한 장면. 최병남 병장(김희수)과 강찬석 병장(이정현, 오른쪽)이 전역하는 모습. 사진 KT스튜디오지니



Q : 김희수·전승훈·남태우 등 ‘신병’이 배출한 배우들이 다른 작품에도 자주 출연한다.
“매니지먼트 업계에서 ‘신병’이 배우 사관학교로 통한다고 하더라. ‘신병’에 출연하면 연기가 좋아진다는 설이 돌면서, 오디션 지원하는 인원이 엄청 많아졌다. 배우의 성장을 지켜보는 게 뿌듯하다.”


Q : 영화 ‘신병: 더 무비’는 어떤 내용인가.
“정식 제목은 ‘신병 더 무비: 군병원에 귀신이 산다’다. ‘신병’ 부대원들이 군 병원에서 겪는 일을 휴먼 드라마로 풀어가지만, 코믹한 호러 요소도 있다. 군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메시지도 빼놓지 않는다. 트와이스 정연, 류경수·박호산·김금순 배우도 출연한다.”

영화 '신병 더 무비: 군병원에 귀신이 산다'의 포스터. 사진 KT스튜디오지니

영화 '신병 더 무비: 군병원에 귀신이 산다'의 포스터. 사진 KT스튜디오지니



Q : ‘신병’ 시리즈를 해오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시즌3에서 최일구 병장(남태우)이 자살 시도를 하던 신병 문빛나리(김요한)의 군화 끈에 자살방지용 매듭을 묶어주며 위로와 응원의 말을 건넨다. 군대에서 아들을 잃은 어머니가 ‘이걸 보면서 하늘에 있는 아들이 떠올랐고, 위로 받았다. 감사하다’는 댓글을 달았다. 눈시울이 뜨거워지면서 사명감을 갖고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군대 부조리를 없애는데 드라마가 기여했으면 좋겠다.”


Q : 가장 애착 가는 캐릭터를 꼽는다면.
“다들 사랑하지만, 성윤모에게 마음이 더 간다. 시즌1으로 데뷔를 하는 김현규 배우에게 ‘이제부터 관심 사병 성윤모로 살아야 한다’며 촬영장 숙소도 맨끝 방을 줬다. 밥도 혼자 먹고, 다른 배우들과 말도 안섞고, 편의점도 혼자 가는 등 스스로 고립된 생활을 하면서 성윤모 캐릭터에 몰입해 갔다. 그런 성실함을 갖고, 비호감으로 비칠 수 있는 캐릭터를 잘 살려냈다. 뉘우치는 연기를 정말 애잔하게 해줬다. 그래서 고맙고 애착이 간다.”

'신병3'에서 우여곡절 끝에 부대에 복귀한 역대급 빌런 성윤모 일병(김현규). 사진 KT스튜디오지니

'신병3'에서 우여곡절 끝에 부대에 복귀한 역대급 빌런 성윤모 일병(김현규). 사진 KT스튜디오지니



Q : 연말에 촬영에 들어가는 드라마 ‘써닝야구단’은 어떤 내용인가.
“사회인 야구단을 배경으로 평범한 가장들의 삶과 연대를 그린 휴먼 드라마다. 오정세·전혜진·박지환 등이 출연하고, ‘신병’에 나왔던 이상진(오석진 소위)과 공민정(김하나 소령)도 투입된다. 집단으로 펼쳐지는 캐릭터 코미디라는 점에서 ‘신병’의 연장선에 있다. 유부남들이 이건 내 얘기라고 느낄 정도로 현실적인 얘기들을 많이 넣을 예정이다.”



정현목([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