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관세청, 국가정보원으로 구성된 '사제총기 유통방지 합동대응단'이 지난해 9월 출범했다. 사진은 1월 경찰이 공개한 압수된 불법 총기와 모의 총포. 연합뉴스
2016년 ‘오패산 총격 사건’ 이후 도입된 경찰의 방탄·방검복이 내구연한을 넘긴 데다 성능 시험조차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에도 사제 총기 사건이 발생했지만, 교체 예산 편성되지 않아 현장 경찰관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이 2016·2017년 각각 1만1500벌씩 도입한 방탄·방검복의 내구연한(10년)은 2025·2026년에 끝난다. 방탄복은 2016년 서울 강북구 오패산 터널에서 폭행 신고가 접수돼 출동한 경찰이 불법 사제총기에 맞아 순직한 사건을 계기로 도입됐다.
지난해 7월 인천에서 사제 총기를 발사해 가족을 숨지게 한 피의자의 주거지에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 서울경찰청은 경찰특공대가 피의자의 서울 도봉구 쌍문동 주거지에서 신나와 타이머 등 사제 폭발물을 발견해 제거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문제는 수명이 다한 방탄복의 교체 작업에 차질이 생겼단 점이다. 2016년 도입분은 지난해 인천 송도에서 사제 총기 사건이 발생하자 경찰청이 급히 예산 51억8000만원을 들여 신형으로 교체했다.
하지만 2017년 도입분은 교체 예산을 단 한 푼도 편성 받지 못했고, 성능 시험도 통과하지 못했다. 올해 7월 국방기술품질원이 경찰청의 의뢰를 받아 시행한 성능 시험에서 방탄복 3벌 중 2벌이 기준 미달이었다. 탄환을 막아내려면 최소요구 방탄한계속도(V50)가 초속 560m 이상이어야 하지만, 시험 대상의 V50은 초속 548.88m, 557.2m에 그쳤다. 경찰청도 강 의원실에 샘플로 진행한 성능 검사에서 불량 결과가 나왔다고 답했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결국 현장의 경찰관들이 탄환이나 파편에 뚫릴 가능성이 크고, 기준에 미달하는 ‘불량 방탄복’을 입고 현장에 투입되고 있는 것이다. 강명구 의원은 “방탄복은 경찰관의 생명줄인데, 내구연한 만료도 모자라 성능시험에서까지 기준 미달 판정을 받았다”며 “보호 장비는 경찰관의 안전과 현장 대응력을 좌우하는 필수 장비인 만큼, 더 늦기 전에 노후 방탄복 교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v50 시험은 군에 적용될 수 있는 시험”이라며 “일반총기 시험은 아주 월등하게 통과했다”고 반박했다. 일선 경찰이 현장에서 맞닥뜨릴 가능성이 있는 위협에 대해선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