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예술의전당이 청년 음악가들의 일자리를 만들고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60명 규모의 청년 오케스트라를 창단한다. 단원들에게 월 250만원의 보수를 지급하는 등 총 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다만 활동 기간이 1년도 채 되지 않아 예술적 경쟁력 확보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일 예술의전당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예술의전당 오케스트라 창단 및 운영 계획안’을 제출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예술의전당은 “청년 예술인들의 일자리와 설 무대를 제공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멘토링, 마스터클래스를 실시해 전문 연주자로서 역량을 강화하겠다”(예술의전당)는 취지로 이 사업을 추진한다. 지난 4월 취임한 장한나 예술의전당 사장이 추진하는 신규 사업이다.
차준홍 기자
단원 모집은 내년 1월부터로 계획하고 있다. 4개 권역별 현장 공개 심사 등을 통해 모집한다. 최종 선발은 내년 4월쯤 마무리된다. 첫 연주는 내년 4월 24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교향악축제 피날레 무대다. 이후 6월 피아니스트 랑랑과의 협연 무대 등을 거쳐 예정11~12월 중 해단할 계획이다.
예술의전당 측은 “매 시즌 단위로 단원을 모집하는 시즌형 오케스트라”라며 “연간 다수 레퍼토리로 월 3회 이상 공연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단원 모집 과정을 방송과 영상으로 제작하는 방안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차준홍 기자
총 사업비는 50억원. 예술의전당의 최근 연 예산이 해당 500억~621억원 규모(알리오 기준, 2023~2025년도)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사업이다. 단원 보수에 15억원이 책정됐다. 60명에게 1인당 월 250만원씩 10개월 간 지급하는 규모다. 총 12회로 계획된 공연 비용 및 레퍼토리 제작비로는 18억원이, 오디션 심사 및 운영비에는 7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장한나 예술의전당 사장이 지난 4월 2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음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1년도 안 되는 활동 기간을 감안하면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조은희 의원은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활동 기간이 짧아 예술의전당이 자체 기획하는 전막 오페라·발레의 피트 연주까지 맡기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정호 이화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에투알 대표)도 “오케스트라가 일정 수준의 조직력을 갖추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며 “전국 단위 공연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일이 예술의전당의 기존 기능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에 대해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가 당시 '국립오페라단 운영 합창단 문제에 대한 입장'의 제목으로 발표한 보도자료. [사진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당기순손실 45억원, 누적 결손금 824억원을 기록한 예술의전당이 대규모 예산이 드는 신규 사업을 자체 예산으로 추진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작곡가 류재준은 “예술의전당에 이미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전당에 상주하고 있어 기능이 중복된다”며 “장 사장의 임기가 끝나고 새로운 사장, 이사진이 이 오케스트라를 부담스러운 조직으로 판단하게 된다면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