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소매 부동산 시장에서 뷰티.웰니스 업종이 새로운 핵심 임차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요가 학원에서 수업을 받는 수강생들. [로이터]
LA 소매 부동산 시장에서 필라테스와 요가에서 화장품 매장, 메디스파, 사우나와 콜드 플런지까지 소위 ‘뷰티·웰니스 경제’가 식당과 전통 소매점이 빠져나간 자리를 채우며 새로운 핵심 임차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부동산서비스업체 CBRE의 최근 보고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전문 피트니스와 화장품, 메디스파 관련 지출은 2020년 860억 달러에서 2025년 1320억 달러로 53% 이상 증가했다. 특히 CBRE가 코스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이른바 ‘배니티 경제’ 관련 업종이 전국에서 임차된 소매공간의 37.5%를 차지했다.
LA에서는 이런 변화가 더욱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웨스트할리우드에만 필라테스 스튜디오가 약 20여 곳에 달한다. 멜로즈 애비뉴의 한 원단·벽지 쇼룸이 폐점한 자리에는 요가·필라테스 스튜디오 실버 스프링스가 들어섰다. 개인 수업료가 42달러, 월 회원권이 350달러에 달하지만 수업이 자주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에서는 소셜미디어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이러한 변화를 가속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술집이나 나이트클럽에서 시간을 보내는 대신 운동과 건강관리에 돈을 쓰는 소비자가 늘면서 회원제 웰니스클럽이 과거 유흥업소가 담당했던 사교공간의 역할까지 일부 대신하고 있다.
체중감량 치료제의 확산도 영향을 주고 있다.
번스타인 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성인의 GLP-1 사용률은 2024년 약 6%에서 2025년 15%로 급증했다. CBRE는 이를 뷰티·웰니스 시장 성장을 가속한 요인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K뷰티에도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은 지난해 K뷰티 제품에 20억 달러를 지출했다. CBRE는 한국을 비롯한 해외 뷰티 브랜드들이 국내 진출의 첫 관문으로 LA와 서부지역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올리브영도 지난 5월 패서디나에 국내 1호점을 연 데 이어 6월 웨스트필드 센추리시티에 두 번째 매장을 개장했다.
더 그로브에서도 K뷰티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2021년 이후 이곳에서 열린 팝업 마케팅 행사 가운데 뷰티·스킨케어·패션·럭서리 브랜드가 38%를 차지했다.
한국 브랜드 라네즈는 다섯 차례 팝업을 거쳐 정식 매장으로 전환했으며, 최근 롯데홈쇼핑과 코트라가 개최한 ‘라이브 서울’ 행사에는 43개 한국 뷰티 브랜드가 한꺼번에 참여했다.
코로나19 이후 공실 증가로 어려움을 겪었던 LA 소매 부동산 시장에서 이제 ‘무엇을 파느냐’보다 ‘어떤 경험과 관리를 제공하느냐’가 임차 수요를 좌우하는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