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앞에 멈춰선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허리를 숙인다. 두 팔로 휠과 타이어를 잡은 뒤 힘껏 들어 올린다. 작업대에서는 부품을 집어 다른 곳으로 옮기고, 차량 주변에서는 또 다른 아틀라스와 함께 움직인다. 바로 옆에 선 연구원들은 모니터를 확인하며 로봇의 동작 하나하나를 살핀다.
화려한 묘기를 선보이던 아틀라스가 이번에는 자동차 생산 현장에 투입되기 위한 작업 훈련에 한창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지난달 30일 현대자동차그룹, 블룸버그 미디어 스튜디오와 공동 제작한 다큐멘터리 ‘로보틱스 경쟁, 그 최전선에서’를 공개했다.
촬영 장소는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마련된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다. 지난달 가동을 시작한 이곳에서는 실제 생산라인에 아틀라스를 보내기 전 자동차 제조에 필요한 작업을 익히게 하고 성능을 검증한다.
사진 보스턴다이내믹스 유튜브 캡처
공개된 영상 속 RMAC에는 자동차 차체와 부품 선반, 작업대 등이 생산 현장과 비슷하게 배치돼 있다. 아틀라스는 이곳을 오가며 물체를 집고 운반하는 동작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휠·타이어처럼 무거운 물체를 다루는 모습과 여러 대가 같은 공간에서 작업하는 장면도 담겼다.
사진 보스턴다이내믹스 유튜브 캡처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높은 수준의 안전성과 신뢰성이 요구되는 자동차 제조업을 아틀라스의 첫 적용 분야로 택했다. 실제 생산 환경에서 성능을 검증한 뒤 식음료와 반도체 등 다른 산업으로도 활용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사진 보스턴다이내믹스 유튜브 캡처
아틀라스가 낯선 작업을 익히는 데는 인공지능(AI)이 핵심 역할을 한다. 균형을 유지하고 팔과 다리를 움직이는 능력과 지시를 이해해 다음 행동을 판단하는 능력을 결합해 작업한다. 정해진 동작을 하나씩 입력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AI가 다양한 작업을 학습하고 환경 변화에 대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 현장에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도 RMAC의 주요 역할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피지컬 AI 역시 대규모언어모델(LLM)처럼 데이터가 많을수록 작업 능력이 향상된다며 아틀라스가 연구실 밖에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량 생산을 위한 비용 낮추기도 진행 중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시제품을 양산 제품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부 부품 비용을 60~80% 절감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연간 최대 3만대의 로봇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하고 향후 글로벌 사업장에 아틀라스 2만5000대를 배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