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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극물 주사 두번 맞고도 살아남았다…美사형수 초유의 사태

중앙일보

2026.10.01 01:15 2026.10.0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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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타 파이크. AFP=연합뉴스

크리스타 파이크. AFP=연합뉴스

31년 전 살인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미국의 여성 사형수가 사형 집행용 약물을 두 차례 투여받고도 살아남아 사형 집행이 중단됐다.

3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크리스타 파이크(50)는 이날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한 교도소에서 사형 집행용 약물을 두 차례 투여받았지만 숨지지 않아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형 집행을 참관한 기자들은 파이크가 약물을 투여받은 뒤에도 살아 있었으며, 투약 40분 뒤에도 코를 고는 소리가 들렸다고 현지 언론에 전했다.

파이크의 변호인들은 이번 사형 집행 과정에서 파이크가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며 테네시주 대법원에 집행 중단을 위한 긴급 신청서를 제출했다. 불필요한 고통을 가한 이번 집행이 잔혹하고 비정상적인 형벌을 금지한 수정헌법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테네시주 교정 당국은 파이크가 생존한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규정된 절차에 따라 사형 집행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테네시주는 첫 번째 약물을 투여한 뒤 수감자가 사망하지 않으면 두 번째 약물을 투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두 번째 투여 이후에도 생존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별도 지침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취재진이 크리스타 파이크에 대한 사형 집행이 중단되기 직전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취재진이 크리스타 파이크에 대한 사형 집행이 중단되기 직전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과거 미국에서는 사형 집행팀이 독극물을 투여할 정맥을 찾지 못해 사형수가 생존한 사례가 7차례 있었지만, 실제 약물을 투여받고도 살아남은 사례는 없었다고 테네시주 사형정보센터 측은 AP통신에 밝혔다.

파이크에 대한 사형이 예정대로 집행됐다면 그는 테네시주에서 200여년 만에 사형이 집행된 여성 수감자가 될 예정이었다.

빌 리 테네시 주지사는 이번 사태에 대한 포괄적인 제3자 조사를 지시하고 올해 추가로 예정된 사형 집행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파이크는 1995년 당시 18세로 남자친구와 함께 19세 콜린 슬레머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슬레머를 숲으로 유인한 뒤 흉기로 공격하고 돌 등으로 구타해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파이크는 약 30년간 복역하며 어린 시절 성적 학대를 당한 점 등을 들어 감형을 탄원했다. 그는 청원서에서 “나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18세 아이였다. 내가 한 일이 얼마나 심각한 일이었는지를 깨닫는 데만도 여러 해가 걸렸다”고 주장했다.

미 항소법원은 사형 집행 약 한 시간 전 파이크가 주장한 성적 학대 사실이 형 선고 당시 충분히 고려됐는지 검토해야 한다며 집행을 정지했다. 그러나 몇 시간 뒤 연방대법원이 이 결정을 뒤집으면서 사형 집행 절차가 재개된 바 있다.



박종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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