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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실장 하준경, 경제수석 문신학…李, 전환보다 안정 택했다

중앙일보

2026.10.01 02:23 2026.10.0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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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정책실장에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경제성장수석에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을 각각 임명했다.


전북 전주 출신의 하 신임 실장은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학사·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브라운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거시경제 분야 주류 경제학자다. 주로 혁신 기술과 기업가 정신을 통한 경제 성장 이론인 ‘슘페터리언 성장론’을 연구했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은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하던 2021년부터다.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통령의 ‘러브콜’을 받아 2022년 3·9 대선을 앞두고 경제 책사로 영입돼 경제 정책 관련 대선 공약을 설계하는 데 깊숙이 관여했다. 대선 패배 후 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낼 때도 경제 정책 자문역을 맡아 지난해 6·3 대선까지 지근거리에서 조언해 왔고, 정부 출범과 함께 경제성장수석을 맡았다.

하준경(가운데) 신임 청와대 청책실장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다른 청와대 수석들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하준경(가운데) 신임 청와대 청책실장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다른 청와대 수석들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전남 해남 출신의 문 신임 수석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8회로 공직에 입문해 줄곧 산업부에서만 근무한 잔뼈 굵은 관료다.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관과 대변인, 장관정책보좌관 등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에 휘말려 검찰의 수사를 받고 기소됐으나 최종심에서 무죄가 확정돼 공직에 복귀했다. 차관 시절 정부의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과 중동전쟁 직후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반도체·인공지능(AI)데이터센터·피지컬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높은 실행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청와대 경제 컨트롤타워의 ‘투톱’인 정책실장과 경제성장수석 중 옛 기획재정부(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 출신이 한 명도 없는 건 문재인 정부 청와대 1기 경제 라인(학자 출신 장하성 실장, 홍장표 수석) 이후 약 9년 만이다. 청와대 경제수석에 산업부 관료가 등용된 것도 2021년 11월 문재인 정부 마지막 수석으로 발탁된 박원주 수석 이후 처음이다. 단순 거시지표나 재정 건전성 관리보다는 실물 경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1일 인사 브리핑에서 문 수석을 “실물 경제 전문가”라고 소개하며 “실행 중심의 경제 성장 전략으로 잠재성장률 회복을 이끌 것”이라고 했다.


신임 청와대 경제성장수석에 임명된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이 지난달 2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 위든타워에서 열린 '바이오 전문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연합뉴스

신임 청와대 경제성장수석에 임명된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이 지난달 2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 위든타워에서 열린 '바이오 전문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연합뉴스


이번 인사는 이 대통령이 김용범 전 정책실장의 사표를 수리한 지 한 달 만에 이뤄졌다. 당초 청와대 안팎에선 김 전 실장과 같은 반관반민(半官半民)의 경제 전문가가 후임자로 거론됐지만,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사회 정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중심을 이동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하는 등 사회·분배 정책 전문가 발탁에 무게를 실어 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내부 승진을 택한 데 대해 여권 핵심 인사는 “과감한 발탁에 따른 우려와 실수를 줄이기 위해 인적 풀(pool)을 좁게 설정하면서 구인난을 겪은 결과”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1일 수석보좌관회의에 앞서 하 실장에게 “원래 사회적 경제학자”라며 “사회 정책 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하 실장도 “사회·과학기술·경제 정책이 상호 조화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친명계 중진 의원은 “하 실장은 전임자처럼 그립이 센 타입이 아니다. 기존 정책에 여러 사회 정책적 요소를 담아낼 수 있는 유연한 학자라는 점이 고려됐을 것”이라면서도 “경제 정책 전체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재정경제부 1차관에는 김 전 실장 등과 함께 임기 초 부동산 대출 규제 등을 주도한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임명됐고, 국토교통부 2차관에는 정의경 국토부 국토도시실장이 승진 발탁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자료를 보고 있다. 왼쪽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자료를 보고 있다. 왼쪽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날 인사에 대해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회전문 돌려막기’ 땜질인사”라며 “국정쇄신을 거부하고 도리어 기존 국정기조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아집이 읽힌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이 과감한 정책 전환보다 연속성·안정성을 택하면서, 지난달 21일 사의를 표명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후임자 인선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여전히 30%대에 머물고 있는 지지율 반등을 꾀할 수 있는 국정 기조 변화의 바로미터로 여겨져서다. 여권에선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일 때 비서실장 경험이 있는 이해식·천준호 의원과 20대 대선 수행실장을 지낸 한준호 의원 등 친명계 재선 의원이 거론되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이철희 전 민주당 의원 등 원외 인사의 이름도 꾸준히 오르내리고 있다. 다만, 민주당 관계자는 “비서실장 차출로 인한 보궐선거는 이 대통령에 대한 심판 선거가 될 수밖에 없어 현역 의원 발탁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많다”고 했다.



하준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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