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0만 명의 대서양 소국 카보베르데는 지난여름 북중미월드컵에서 강호들을 맞아 이변을 일으켰다. 조별리그에서 스페인·우루과이와 차례로 비겼다. 32강전에서는 연장 끝에 아르헨티나에 2-3으로 졌다. 그 카보베르데가 최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예선에서 말리·르완다에 연패했다. 이런 반전을 스포츠계에서는 흔히 운의 균형, 즉 통계학적 현상인 ‘평균(으로의) 회귀(Mean Reversion)’로 설명한다. 일시적 돌풍이라는 오차를 뒤로하고 장기적으로는 평균값에 수렴하는 과정이라는 뜻이다. 맹활약한 신인이 이듬해 부진한 소포모어(2년차) 징크스도 같은 원리로 설명한다.
평균 회귀 현상을 포착해 이론으로 정립한 건 19세기 영국의 유전학자 프랜시스 골턴이다. 콩 씨앗 크기와 인간의 키 유전을 연구하면서 유난히 키가 큰 부모의 자녀는 부모보다 작아지고 반대로 유난히 작은 부모의 자녀는 부모보다 커져 전체 집단의 평균으로 수렴하는 걸 관찰했다. 단기적으로 발생한 극단적 오차나 이례적 상승·하락에는 시간이 흐를수록 본래의 장기적 평균값으로 돌아가려는 강한 인력이 작용하는 현상이다.
최근 비슷한 상황을 목격한다. 우선 로베르트 모레노(사진) 감독 부임 후 한국 축구대표팀이다. 감독 데뷔전에서 에콰도르에 3-0으로 대승했던 한국이 다음 경기인 우루과이전에서는 1-4로 대패했다. 극과 극을 오간 모레노 감독과 대표팀을 향해 칭송과 비난이 교차했다. 골턴의 이론으로 보면 폭등과 폭락 중간 어딘가에 진짜 실력이라는 평균선이 존재할 거다. 또 하나가 임기 초 70%에 육박하다 근래에 30%대로 폭락한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다. 해석이 분분하지만 평균 회귀 관점에서 보면 평균선을 찾아가는 숨 고르기 과정일 수 있다.
평균 회귀 이론 자체에서 주목하는 건 회귀다. 그런데 회귀는 피할 수도 거부할 수도 없다. 변수를 통제해 바꿀 수 있는 건 평균이다. 감독이라면 전술·체력·조직력 등이, 대통령이라면 정책·인사·소통 등이 통제 가능한 대표적 변수일 테다. 따라서 주목할 쪽은 회귀보다 평균이다. 평균이 실력이자 본질이며 결국 회귀 끝에 돌아가 서는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