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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신고 침대 벌러덩? 이제 옛말…달라진 美 가정집 풍경

중앙일보

2026.10.01 13:00 2026.10.01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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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기 드라마 '영 셸든'에서 배우가 신발을 신은 채 침대에 누워있는 장면. 넷플릭스

미국 인기 드라마 '영 셸든'에서 배우가 신발을 신은 채 침대에 누워있는 장면. 넷플릭스

미국 영화에 나오는 가정집 풍경은 한결같다. 단독 주택에 딸린 널찍한 마당, 집집이 개성 있는 외관…. 한창 보기 좋다가도 현관문을 밀고 실내로 들어가는 장면에서 기겁하곤 한다. 밖에서 신던 신발을 벗지 않고 그대로 거실을 오가는 건 물론이고 침대·소파에 벌러덩 드러눕는다. 한국에서 상상할 수 없는 풍경이다. 하지만 ‘동양은 좌식(坐式), 서양은 입식(立式)’이란 실내 문화 공식이 희미해지고 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달 14일(현지시간) ‘집에서 절대 신발을 신어서는 안 되는 까닭(Why You Should Never Wear Shoes in Your House)’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에서 확산하는 ‘신발 벗기’ 문화를 조명했다. 2023년 CBS·유고브 설문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3%가 집에 돌아오면 신발을 벗는다고 답했다. 손님에게 신발을 벗도록 요구한다는 응답은 24%였다. 젊은 층일수록 예민했다. 해당 비율이 65세 이상에서 7%, 45~64세에서 13%였지만 18~29세에서는 44%에 달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밖은 지저분하다’란 인식이 커지고 있어서다. 타임이 인용한 2008년 애리조나대 연구에 따르면 3개월 동안 바깥에서 신은 신발 26켤레를 조사했더니 신발 안팎에서 3600~800만CFU(집락 형성단위)의 세균이 검출됐다. 가장 흔하게 발견한 것은 대장균 등 분변성 세균이었다. 찰스 거바 애리조나대 교수는 “신발 밑창의 약 80%에서 분변성 세균을 발견했다”며 “공중화장실 바닥이나 동물이 자유롭게 다니는 야외에서 묻어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휴스턴대도 비슷한 조사에서 신발의 40%에서 설사를 유발하는 장내 세균(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리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타임은 신발을 통해 세균뿐 아니라 납 먼지, 농약 등 각종 유해 물질도 집 안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거바 교수는 “신발을 벗지 않는 집에서 ‘현관에서부터 첫 네 걸음’이 가장 세균이 많은 바닥”이라고 말했다. 바닥을 기어 다니는 아기나, 현관 주변에서 노는 어린이가 상대적으로 세균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는 의미다.

서양에서 일반적인 카펫 바닥 문화도 위생에는 치명적이다. 노스이스턴대는 “카펫이 세균의 ‘저장고’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짚었다. 미국 인디애나주 보건당국은 올해 ‘신발 없는 생활이 당신과 나를 보호한다(Shoes Free Protects You and Me)’ 캠페인을 시작했다. 어쩌면 머지않아 미국 가정집 현관에서 이런 문구를 볼 수 있을지 모른다.

“신발은 벗고 들어오세요.”






김기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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