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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있다가’와 ‘이따가’

Los Angeles

2026.10.01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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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가’는 ‘있다’가 활용되는 형태 가운데 하나다. ‘있다’는 형용사로도, 동사로도 쓰이는데 “저기 꽃이 있다”에서처럼 ‘존재’하는 상태를 나타낼 때는 형용사, “가지 말고 거기 있어”에서처럼 ‘머물다’란 움직임을 나타낼 때는 동사다. 이럴 때 ‘있다’는 ‘저기’ ‘거기’ 같은 공간을 배경으로 한다.  
 
시간적 의미로 쓰일 때도 있다. “몇 분 있다가 신호가 바뀌었다” “며칠 있다가 결과가 발표됐다”에서 ‘있다’는 ‘존재하는 상태’도, ‘머물다’도 아니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가다’라는 뜻이다.  
 
‘이따가’의 품사는 부사다. 줄여서 ‘이따’로 쓰기도 한다. ‘조금 지난 뒤에’라는 뜻을 지녔다.  ‘이따가’는 다음처럼 쓰인다. “나는 이따가 먹을래.” “이따가 전화할게.” 이 문장들에 ‘이따가’ 대신 ‘있다가’를 넣으면 뜻이 모호해진다. 앞의 ‘몇 분 있다가’ ‘며칠 있다가’에서 확인되듯 ‘있다가’가 ‘시간의 경과’라는 의미를 가지려면 앞에 시간을 나타내는 말이 와야 한다. “10분 있다가 전화할게”처럼 써야 뜻이 통한다. ‘이따가’는 그 자체에 ‘시간의 경과’란 뜻이 있다.
 
질문이 들어왔다. “‘조금 이따가 봐’는 잘못됐나요?” ‘조금’은 ‘높이’ ‘멀리’처럼 정도 구분이 가능한 부사를 수식할 때 자연스럽다. 조금 높이, 조금 멀리…. ‘이따가’는 이런 유가 아니다. ‘조금’이란 뜻도 이미 있다. ‘조금 있다가 봐’ 또는 ‘이따가 봐’가 적절하지만, 일상은 늘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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