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용 전화기 시장 확장중 틴 캔·핀휠 등 스타트업 급성장 90년대 어린 시절 향수도 한몫
한 어린이가 어린이용 유선전화 '틴 캔(Tin Can)'으로 통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틴 캔 전화기. [틴 캔 웹사이트 캡처]
자녀에게 친구와 직접 연락할 자유를 주고 싶지만 스마트폰을 쥐여주기는 망설여진다. 이런 부모들의 고민 속에 자취를 감춘 줄 알았던 유선전화가 알파 세대 아이들의 손에 다시 돌아오고 있다.
어린이용 유선전화 업체 ‘틴 캔(Tin Can)’의 탄생도 딸을 둔 한 아버지의 고민에서 시작됐다.
쳇 키틀슨 틴 캔 최고경영자는 자녀가 부모를 거치지 않고 친구와 직접 연락하며 약속을 잡을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자신의 링크드인을 통해 “부모들은 자녀들이 주도성과 자율성을 가지고 친구들과 진정한 연결을 누리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주기에는 너무 이른 시점이라고 봤다. 자녀의 첫 스마트폰 사용 시기를 두고 대부분의 부모들은 고민이 깊다. 소셜미디어(SNS)의 중독성 기능과 인공지능(AI) 챗봇 등이 아동·청소년에게 미치는 부작용 우려가 잇따르면서다. 이달 가주에서는 관련 규제법이 연이어 제정되기도 했다. 〈본지 9월 14일자 A-2면〉
이 같은 수요를 겨냥해 등장한 것이 어린이용 유선전화다. 자녀에게 독립적인 연락 수단을 제공하면서도 스마트폰 사용 시점을 늦출 수 있다는 점을 앞세운다. 한때 스마트폰에 밀려 사라졌던 유선전화가 디지털 시대 부모들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셈이다.
틴 캔은 약 100달러에 판매되는 어린이용 전화기다. 화면이나 별도의 앱이 없다. 와이파이에 연결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부모는 전용 앱을 통해 자녀가 누구와 언제 통화할 수 있는지 관리할 수 있다. 이용자 간 통화는 무료이며, 월 10달러 안팎의 요금만 내면 일반 전화번호로도 발신이 가능하다.
회사는 지난달 30일 창립 2주년을 맞았다. 키틀슨 CEO는 2024년 비슷한 고민을 하던 친구 두 명과 함께 회사를 설립했다. 업체 측에 따르면 틴 캔은 현재 북미주 지역에서만 수십만 대가 보급됐으며, 최근 영국·호주·뉴질랜드로도 판매 지역을 넓혔다. 학교와 지역사회 단위로 제품을 도입하는 ‘틴 캔 커뮤니티’ 프로그램에는 출시 첫 일주일 만에 40개 주 136개 도시에서 신청이 몰렸다.
또 다른 업체 ‘핀휠(Pinwheel)’도 비슷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데인 위트벡 핀휠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30일 KTLA와의 인터뷰에서 “이 제품에 대한 시장 반응에 놀라고 있다”고 전했다.
유선전화의 귀환에는 부모 세대의 향수도 작용하고 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 부모들에게 유선전화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친구와 몇 시간씩 집 전화로 수다를 떨고, 직접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던 시절이다. 자전거를 타고 해가 질 때까지 밖에서 놀던 ‘90년대식 학창 시절’을 자녀에게도 경험하게 하고 싶다는 바람과 맞물린 것이다.
키틀슨 최고경영자는 “아이들이 우리 세대가 그랬던 것처럼 좀 더 단순한 어린 시절을 보내길 바란다”며 “유선전화가 그런 경험을 제공할 수 있고 아이들에게 ‘목소리로 대화하는 법’을 가르쳐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