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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000명 체포됐다…“교실에 바퀴벌레” 불길 뒤덮인 이 나라

중앙일보

2026.10.01 23:00 2026.10.01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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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교사 부족과 열악한 교육 환경에 항의해 시작된 고교생 시위가 열흘 만에 전국으로 번졌다. 하루에만 2000명 가까이 체포되고 대학생들까지 가세한 가운데 학교와 소방차가 불타는 등 일부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지자 정부는 기동경찰을 투입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부와 좌파 진영이 시위 책임을 놓고 맞붙으면서 정치권 공방으로도 번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생드니에서 고교·대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 요구 시위 도중 복면을 쓴 시위대가 불길 속으로 쓰레기통을 던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생드니에서 고교·대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 요구 시위 도중 복면을 쓴 시위대가 불길 속으로 쓰레기통을 던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북부 오베르빌리에의 르 코르뷔지에 고등학교 앞에서 학생들이 학교를 봉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뒤편에는 프랑스 경찰 병력이 배치돼 있다. AF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북부 오베르빌리에의 르 코르뷔지에 고등학교 앞에서 학생들이 학교를 봉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뒤편에는 프랑스 경찰 병력이 배치돼 있다. AFP=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르몽드 등에 따르면 전날 프랑스 전역에서 고등학교 1027곳이 시위의 영향을 받았고 이 가운데 222곳이 봉쇄됐다. 전국 단위 참가자 수는 따로 집계되지 않았지만, 시위 초반인 지난달 28일 영향을 받은 학교가 180곳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사흘 만에 5배 넘게 불어난 것이다.

시위 양상도 격화됐다. 낭트에서는 고교 건물 일부가 불탔고 마르세유에서는 소방차가 방화됐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1일 하루 1949명이 체포됐다. 시위가 시작된 뒤 학생 170명과 교직원 65명이 다쳤으며 이날 경찰과 헌병도 305명이 부상했다. 에두아르 제프레 교육장관은 “고교생 운동이 극단적으로 폭력적인 집단에 인질로 잡혔다”고 주장했다.

1일(현지시간) 프랑스 남서부 보르도에서 학생 시위 도중 프랑스 헌병대가 자신들을 향해 폭죽 발사기를 겨눈 고교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프랑스 남서부 보르도에서 학생 시위 도중 프랑스 헌병대가 자신들을 향해 폭죽 발사기를 겨눈 고교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프랑스 동부 스트라스부르에서 학생들의 학교 봉쇄 시위 도중 경찰이 시위 참가자 한 명을 연행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프랑스 동부 스트라스부르에서 학생들의 학교 봉쇄 시위 도중 경찰이 시위 참가자 한 명을 연행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대학생들도 가세했다. 파리와 릴·리옹·마르세유 등 전국 대학가에서 봉쇄와 집회가 이어졌으며 학생단체 유니옹 에튀디앙트는 1일 대학 약 30곳이 봉쇄됐다고 밝혔다. 대학생들도 교육 예산과 생활비 부담 등을 문제 삼으며 고교생들과 요구 사항을 공유하고 있다.

정부는 일부 시위가 “도시 폭력”으로 변질됐다고 규정하고 공화국보안기동대(CRS)와 기동헌병대를 투입했다. 2일엔 고교 400곳 안팎이 안전 문제로 수업을 원격으로 전환했다. 폐쇄된 학교 주변 집회도 금지됐다. 제프레 장관은 이날 학생·학부모·교직원 대표들을 만나 요구 사항을 듣기로 했다. 다만 고교생과 대학생 단체들은 오는 6일 다시 전국적인 행동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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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왜 거리에 나섰나

시위는 지난달 21일 파리 외곽 크레테유의 생텍쥐페리 고교에서 시작됐다. 개학 뒤 이 학교에서 부교장과 교사 3명, 간호사 등 인력이 부족하자 학생들이 학교를 봉쇄했고, 관련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면서 다른 학교들도 잇따라 동참했다.

학생들은 교사 충원과 과밀학급 해소, 낡은 학교시설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대학 입학 지원 플랫폼 파르쿠르쉬프(Parcoursup)를 통한 대학 배정 과정에서 선발 체계가 불투명하다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교육 격차에 대한 분노도 크다. 파리 북부 생드니의 프레데리크 바르톨디 직업고 학생 마티아스 니콜은 르몽드에 “교실과 복도에 바퀴벌레가 있고 쥐도 돌아다닌다”고 열악한 환경을 호소했다.

1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부 릴에서 고교생들이 대체교사 충원과 교육 자원 확대, 학습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는 전국적인 학생 시위에 참여해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부 릴에서 고교생들이 대체교사 충원과 교육 자원 확대, 학습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는 전국적인 학생 시위에 참여해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생드니에서 고교·대학생들이 교육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한 참가자가 ‘최루탄을 맞지 않고도 우리 목소리를 낼 수 있나요?’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생드니에서 고교·대학생들이 교육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한 참가자가 ‘최루탄을 맞지 않고도 우리 목소리를 낼 수 있나요?’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정부가 비장학생에게 BTS(고교 졸업 뒤 2년간 직업·기술교육을 받는 전문학위 과정)와 CPGE(프랑스 엘리트 고등교육기관인 그랑제콜 입학시험 준비과정)에 각각 연 178유로(약 27만원)와 270유로(약 41만원)의 등록비를 새로 물리려 한 것도 반발을 키웠다. 프랑스는 만 3~16세가 의무교육 대상이고 공립 초·중등교육은 무상이다. 16~18세 대상 고등교육은 무상은 아니지만 교육·훈련 참여 의무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비용 부담을 지우는 방안에 반발이 커진 것이다. 결국 정부는 1일 등록비 신설 방안을 철회했다.

시위는 내년 4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 쟁점으로도 번졌다. 야당인 급진좌파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정치인들이 직접 시위 현장을 찾아 학생들을 지지하면서다. 중도 성향 집권 진영은 LFI가 학생 시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우파 야당 공화당(LR)의 브뤼노 르타이요 대선 후보는 LFI가 “선동을 촉구하고 봉기를 조직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이에 LFI는 현장 참여가 학생들을 선동하려는 게 아니라 “정당한 요구를 지지하고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지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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