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 지주사 SK㈜ 지분 9440억원어치를 매각한다. 매각 금액은 법원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지급하라고 한 재산분할액과 같은 규모다.
SK㈜는 최대주주인 최 회장이 보유 주식 가운데 165만3924주(2.3%)를 매각할 예정이라고 2일 공시했다.
매각 예정 금액은 9440억원이다. SK㈜는 매각 사유에 대해 “보유 주식 매각을 통한 개인 소요 자금 조달”이라고 밝혔다. 실제 거래는 다음 달 2일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매각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전체 매각액 가운데 5440억원은 전략적 투자자에게 매각하고, 나머지 4000억원은 증권사를 상대로 주가수익스왑(PRS) 방식으로 거래한다.
PRS는 향후 주가 변동에 따라 계약 당사자 간 손익을 정산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이 지분을 매각한 뒤에도 SK㈜ 기업가치 변화에 따른 이해관계를 일정 부분 공유하는 구조다.
계획대로 매각이 완료되면 최 회장이 보유한 SK㈜ 보통주는 현재 1297만5472주에서 1132만1548주로 줄어든다. 지분율은 17.8%에서 15.5%로,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25.2%에서 22.9%로 낮아진다.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기준으로는 최 회장의 지분율이 23.9%에서 20.8%로 낮아지고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33.5%에서 30.5%로 변동된다. 최 회장의 최대주주 지위에는 변동이 없다.
SK㈜ 측은 지분 매각 이후에도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의결권 지분율이 30%를 웃도는 만큼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이 지분 매각 과정에서 시장과 주주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고, 회사의 안정적 경영과 최대주주로서 책임을 지속할 수 있도록 거래 구조와 규모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번 매각액 9440억원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지급해야 하는 재산분할액과 일치한다.
지난 7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재산분할액을 9440억원으로 정했다. 최 회장은 이에 불복해 지난 8월 재상고한 뒤 재산분할액 가운데 7000억원은 다투지 않고 나머지 2440억원에 대해서만 대법원의 판단을 받겠다는 취지의 상고 취지 감축 신청서를 냈다.
최 회장은 이번 지분 매각과 별개로 기존 법적 절차는 계속 진행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