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일 민원 업무 담당 공무원들을 만나 “애정이 많이 필요하고, 사실 힘든 일이다. 그 힘겨움에 대해 우리가 배려하고 보상해야 할 것”이라며 “필요하면 ‘민원 해결 수당’을 만들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세종시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원 혁신 사례 보고회에서 “칭찬은 고래도 춤추하게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민원 내용엔 우리가 해야 될 일들이 엄청 많이 들어있다”며 “민원을 국가 정책의 보물창고라고 하는 이유”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국민이란 추상적인 집단에 속해있는 힘겹고 어려운 사람들의 목소리를 존중해야 한다”며 “민원 전담 인력도 늘려야 할 것 같고, 표창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세종시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원 혁신 사례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취임 후 민원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임기 초인 지난해 6월 19일 국무회의에서 성남시장(2010~2018년) 시절 경험을 소개하며 “국민이 원하는 것은 부당하지 않다면 다 들어줘야 한다”고 말했고, 지난 5월 12일 X(옛 트위터)에는 “민원은 국민의 공복인 공직자들이 존중하고 탐구해야 할 국민의 뜻”이라고 했다. 지난 2월 27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공무원들은 주권자인 국민들의 민원을 진지하게 들어야 한다”며 민원 대응 공무원 증원과 보상·처우 개선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보고회에서 공직자가 민원을 대하는 자세의 개선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끊임없이 매달리고 민원을 반복하는 사이 원성이 점점 커지고 삶 자체가 파괴된다”며 “그분들(특이·반복 민원인)도 나라의 주인이자 하나의 소중한 우주다. 이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억울함이 최소화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세상은 천국이 아니지만, 지옥에 빠지게 해서도 안 된다”며 “민원이 해결이 안 되면 안 되는 이유를 정직하고 진지하게, 애정과 미안한 마음을 담아 잘 설명하는 게 민원을 해소하는 제일 확률이 높은 방법”이라고 했다.
보고회에는 중앙부처·지방자치단체·교육청의 민원·갈등 업무 담당 공무원 등 500여명이 참석해 특이·반복·집단민원을 해결한 현장 사례, 민원을 계기로 행정 방식을 바꾼 제도 개선 사례 등이 공유됐다. 행사가 예정된 시간보다 길어지자 사회를 맡은 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이 “대통령님, 저도 민원이 하나 있다. 금요일이니까 시간도 지났고 얼른 마무리를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해 좌중에 박수와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의 한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한 뒤 어린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행사 말미엔 민원 해결과 제도 혁신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은 송형근 광주통합시 지방시설주사가 “(9월 18일 기자회견에서) 국민에게 드리는 담화문을 보고 진짜 눈물이 나더라. 대통령님이 고생하시는데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몇 번 하셔서, 너무 마음이 뭉클하고 일선 공무원들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힘내십시오, 대통령님”이라고 외쳤다. 이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감사하다”며 허리 숙여 인사하곤 “우리 송형근 주무관 출세할 거 같다”는 농담을 건넸다.
이 대통령은 행사 참석 전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에 김혜경 여사와 함께 들러 시민·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 부부는 시장 내 한 식당에서 참모진과 함께 도가니탕으로 점심 식사를 하며 손님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후 이 대통령은 X에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덜고 전통시장에 활력을 더할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충실히 담겠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