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2일 포럼 출범식을 열고 정치 행보를 재개했다. 지난해 대선과 당 대표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뒤 첫 독자 행보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국방컨벤션센터에서 ‘더좋은대한민국포럼’을 개최했다. 포럼 준비위원장을 맡은 김 전 장관은 “5개 재판을 받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서 되겠느냐”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포럼을 출범하게 됐다”고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했다.
김 전 장관은 또 “이런 포럼을 만드니까 제가 또 선거 나가느냐는 말을 하시던데, 선거 나가기 위해 만든 거 아닙니다”라고 했다. 해당 포럼은 경제·사회·외교·안보 등을 주제로 매달 강연과 토론을 열 계획이다. 이날 창립식엔 오세훈 서울시장과 나경원 의원, 김재원 최고위원이 참석했다.
포럼의 강연자로 나선 오 시장은 “1기 서울시장 시절 경기지사였던 김 전 장관과 환상의 콤비였다”며 “어려운 일을 겪을 때마다 우리 선배님께 여쭤보며 길을 찾아가고 있다. 강연자로 불러주셔서 영광”이라고 김 전 장관을 치켜세웠다. 이어 “이 정부가 날개 없는 추락을 하며 실정에 실정을 거듭하고 있다”며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힘을 모아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대선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잇달아 패배한 뒤 한동안 두문불출했다. 6월 지방 선거 당시 부산·대구·인천·울산·세종·강원·경북 등 7개 지역에서 명예선대위원장을 맡아 후보들을 지원 사격했지만,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진 않았다. 그런데 포럼을 계기로 다시 몸풀기에 나선 것이다.
김 전 장관의 행보를 놓고 국민의힘 물밑에서 시작된 차기 당권 경쟁의 일환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난항을 보이고, 부동산·안보·인사 등 이슈로 여권의 위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최근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의 보폭은 커지고 있다.
장동혁 대표 외에도 이진숙 의원이 최근 강성 지지층의 호응을 얻으면서 두각을 드러냈고, 원외에선 유승민 전 의원이 의원들과 식사 정치를 재개하며 사실상 정치 행보를 재개했다. 여기에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를 주도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당에 확실한 구심점이 없고, 주요 인사들이 독자 행보를 시작한 상황에서 김 전 장관도 몸풀기에 나선 것 같다”고 해석했다.
김 전 장관에 대한 당내 평가는 엇갈린다. 한 지도부 인사는 “김 전 장관은 이미 대권·당권 경쟁에서 패배했고 차기 후보군도 다양해서 비집고 들어올 공간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박한 평가를 내놨다. 반면 한 재선 의원은 “여전히 보수 진영에 확실한 원톱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김 전 장관이 중도 보수 세력을 규합하는 방식으로 재기를 도모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