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북 인권 계속 악화…AI 활용한 통제 강화” 우려도
중앙일보
2026.10.02 05:55
2026.10.02 14:28
지난달 22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에서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연설을 마친 후 기립 박수를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북한의 인권 상황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며 인권침해 가해자에 대한 조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특히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감시가 주민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구테흐스 총장은 2일 공개된 유엔 ‘북한 인권 상황’ 보고서에서 “주민들의 삶에 대한 국가의 포괄적인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입법·정책·제도적 조치가 계속 확대됐다”고 밝혔다.
보고서에는 북한에서 사형제도 사용 확대, 정치범 수용소 운영, 자의적 구금, 고문과 가혹행위, 강제노동 등이 이어지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군사·핵 프로그램을 우선시하는 정책이 건강·식량·교육 등 주민들의 기본적인 생활 여건에 필요한 자원 배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감시 강화가 주요 문제로 지목됐다. 북한이 직장 등에 안면인식 기능을 갖춘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휴대전화에 대한 감시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테흐스 총장은 AI를 포함한 디지털 기술이 국가의 감시·모니터링 능력을 높여 주민들의 사회·경제적 활동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할 수 있게 한다고 우려했다.
경제·사회적 상황도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평가됐다. 식량 불안이 지속되고 의료 서비스 접근이 제한된 데다 비공식 시장 활동에 대한 규제가 생계 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예방접종률이 회복돼 미접종 아동 비율이 1% 미만으로 떨어지는 등 일부 진전도 있었다.
구테흐스 총장은 북한 정부에 인권침해 가해자를 조사·기소하고 피해자와 가족들이 관련 범죄의 진실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엔 회원국에는 탈북민과 해외 노동에서 이탈한 북한 주민을 보호하고 국제법상 강제송환 금지 원칙을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의 북한 인권 상황을 조사한 결과다. 유엔은 북한 측에 보고서 초안에 대한 의견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고성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