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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 고령화·메디케이드·AI 사기 ‘삼중 위기’

New York

2026.10.02 13:18 2026.10.02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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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인구, 학령기 학생 수 추월
의료·돌봄·기술 충격에 대비책 마련 시급
뉴저지 고령화 옹호 단체(NJ Advocates for Aging Well) 사무총장 캐시 로가 뉴저지 노인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저지 고령화 옹호 단체(NJ Advocates for Aging Well) 사무총장 캐시 로가 뉴저지 노인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저지주가 급속한 고령화와 메디케이드 수급 자격 강화, 인공지능(AI)을 악용한 노인 대상 사기라는 세 가지 과제에 직면했다.  
전문가들은 의료와 돌봄 체계의 변화에 대비하는 동시에 노인들의 경제적 피해를 막고, 주거·교통·사회 참여까지 아우르는 장기적인 고령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3일 줌으로 열린 ‘뉴저지 고령화·공중보건·AI·돌봄 관리’ 언론 브리핑에는 뉴저지 시니어 권익 옹호 협회(NJ Advocates for Aging Well) 캐시 로 사무총장과 미국은퇴자협회(AARP) 뉴저지 크리스 위델로 디렉터 등이 참여해 현안을 설명했다.
◆메디케이드 근로 요건 시행…수백만 명 수급 박탈 우려
브리핑에서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메디케이드의 새로운 ‘지역사회 참여 요건’이 주요 현안으로 다뤄졌다.
발표자들은 지난해 통과된 연방 법안 H.R. 1,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에 따라 19~64세 메디케이드 수급자 가운데 적용 대상자는 매달 80시간 이상 근로·자원봉사·학업 또는 이들을 조합한 활동으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위델로 디렉터는 “의회예산국(CBO)은 전국적으로 약 750만 명이 메디케이드 수급 자격을 잃을 것으로 추산한다”며 “자격 미달 때문만이 아니라 복잡한 신고 절차나 서류 실수로 혜택을 잃는 사람도 상당수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브리핑에 따르면 올해 말 수급자들에게 요건 이행 여부를 알리는 통지서가 전달되고, 내년 1월부터 각 주는 새로운 규정을 의무적으로 시행하게 된다. 위델로 디렉터는 “수급자 스스로 이행 여부를 신고해야 하는 구조는 사람들에게 추가적인 부담을 안긴다”고 지적했다.
가족 돌봄 제공자에 대한 면제도 설명했다. 위델로 디렉터는 돌봄 수혜자의 친척이거나 함께 거주하며 돌봄을 제공하는 경우, 또는 관계와 거주 여부에 관계없이 월 80시간 이상 돌봄을 제공하는 경우 등을 면제 사례로 소개했다.
그는 “뉴저지에만 170만 명의 가족 돌봄 제공자가 있으며, 이들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무상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 사무총장은 제도 변화의 실제 충격이 시행 이후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금은 예상되는 영향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실제 충격은 내년 1월 이후에야 체감될 것”이라며 “의료 위기 상황에서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치료가 지연되는 사람들, 무상 의료를 떠안아야 하는 병원들의 이야기가 그때 비로소 수면 위로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AI로 문서·목소리 위조…은퇴 자금 100만 달러 피해
AI 기술을 악용한 노인 대상 사기가 빠르게 정교해지고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공식 문서처럼 보이는 자료를 만들거나 가족의 목소리를 흉내 내 피해자가 의심할 틈 없이 돈을 보내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위델로 디렉터는 “AARP에서 20년 넘게 사기 문제를 다뤄왔는데, 사기의 유형과 수법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저지주 에디슨에서 열린 AARP 연례 사기 예방 서밋에는 현장 참석자 270명과 온라인 참석자 1000명 이상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는 ‘마크’라는 지역 주민과 아내가 AI로 생성된 공식 문서처럼 보이는 자료에 속아 은퇴 자금 100만 달러 이상을 잃은 사례가 소개됐다.
위델로 디렉터는 “AI는 목소리를 흉내 낼 수도 있다”며 “전화기 너머로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면 극도의 공포심을 느낄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사기꾼이 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ARP는 이러한 피해를 예방하고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사기 감시 네트워크(Fraud Watch Network)’를 운영하고 있다. 회원 여부나 나이에 관계없이 누구나 무료 전화 상담을 이용할 수 있으며, 피해 신고 방법과 이후 절차에 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노인 인구, 학생 수 첫 추월…10년 단위 고령화 계획 촉구
뉴저지의 인구 구조 변화에 맞춰 고령화 정책을 종합적으로 수립해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됐다.
로 사무총장은 “지난해 뉴저지의 60세 이상 인구가 학교에 다니는 학생 수를 처음으로 넘어섰다”며 고령화가 이미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 인구조사 결과를 인용해 65세 이상 인구가 31% 증가한 반면, 주 전체 인구 증가율은 5%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평생 강한 뉴저지(Lifelong Strong New Jersey)’ 캠페인을 통해 ‘다부문 고령화 계획(MPA·Multi-sector Plan for Aging)’ 수립을 촉구하고 있다.
이 계획은 주지사 주도로 의료·주거·교통·사회 참여 등 여러 분야를 통합적으로 다루는 10년 단위의 장기 청사진이다. 로 사무총장은 미국 내 약 14개 주가 이미 이를 시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고령화를 의료 문제나 여가 문제로만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교통과 주거, 의료가 서로 맞물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를 들어 운전을 더 이상 할 수 없을 때 병원에 갈 수 있는 대중교통이 있는가”라고 물으며, 생활 여건과 의료 접근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저지 의회에는 이 같은 계획 수립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는 법안인 주하원 법안 5140호가 발의돼 있다고 협회는 전했다.
로 사무총장은 “고령화는 문제가 아니라 기회”라며 변화하는 인구 구조에 맞춘 정책 마련을 강조했다. 위델로 디렉터도 “우리 모두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나이를 먹는다”며 “고령화를 부담이 아닌 더 나은 사회를 만들 기회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만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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