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풋볼팀이 단골 인앤아웃(In-N-Out) 매장에서 찍은 사진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자 본사가 직접 삭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매장 측의 허락을 받고 촬영했지만, 본사는 상표권 침해 가능성을 문제 삼았다.
북가주 링컨고등학교 풋볼팀은 최근 새크라멘토 교외의 인앤아웃 매장에서 사진을 촬영했다.
30일 LA타임스에 따르면 이곳은 선수들이 경기 후 자주 찾는 단골 매장이었다. 선수들은 유니폼과 헬멧을 착용하고 카운터 뒤와 드라이브스루 창구 등에서 포즈를 취했다. 촬영을 맡은 사진작가 글렌 실바가 공개한 촬영 뒷이야기 영상은 인스타그램에서 조회수 100만 회에 육박했다.
하지만 사진이 큰 관심을 끌면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인앤아웃 본사는 지난달 23일 실바와 풋볼팀 측에 이메일을 보내 촬영 관련 콘텐츠를 모두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인앤아웃은 이메일에서 “브랜드와 상표 보호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며 “식당 시설과 간판, 로고 등을 허가 없이 사용하는 것은 지식재산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작가 측은 촬영 전 해당 매장 매니저의 허가를 받았다고 이 매체를 통해 해명했다. 매니저는 촬영을 위해 선수들이 영업 시작 한 시간 전 매장에 들어오는 것도 허용했다.
사진은 광고 캠페인을 위한 것도 아니었다. 풋볼팀 후원회가 선수와 가족들을 위해 촬영을 의뢰한 것이었다. 실바는 인앤아웃 본사에 이 같은 사실을 설명하고, 캡션이나 태그를 수정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제안했다. 사진을 그대로 게시할 수 있도록 일회성 예외를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앤아웃 측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는 매장에서 상업적 또는 홍보 목적의 촬영을 하려면 사전에 본사의 ‘명시적인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매장 매니저에게는 이를 승인할 권한이 없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 변호사는 지난달 24일 실바에게 사후 승인 요청을 검토했지만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통보했다. 결국 실바와 풋볼팀은 같은 날 오후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사진과 영상을 모두 삭제했다.
전문가들은 인앤아웃이 실제 소송을 제기할 경우 승소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UCLA 기술법정책연구소 공동소장인 마크 매케나 교수는 고교 풋볼팀의 사진 촬영을 두고 강력한 상표권 침해 주장을 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고교 풋볼팀은 사실상 상업적 이용자가 아니다”라고 LA타임스에 설명했다.
다만 인앤아웃이 강경하게 대응한 데는 이유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UC버클리 법대 빈센트 조랄레몬 선임연구원은 기업이 상표권 분쟁에서 브랜드를 꾸준히 보호해 왔다는 기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앤아웃은 과거에도 상표권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2019년에는 직원 유니폼을 연상시키는 운동화를 출시한 푸마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2024년에는 ‘애니멀 스타일’ 감자튀김을 판매한 샌디에이고의 한 스포츠 바에 판매 중단 요구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다만 이번 대응이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랄레몬은 “항상 홍보 측면에서 어떤 비용이 발생할지를 계산해야 한다”며 “고교팀 한 곳이 사진을 찍었다고 해서 브랜드가 크게 약화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풋볼팀 측은 법적 문제를 키우고 싶지 않아 인앤아웃의 요구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쉬움은 남았다. 학부모 첼시 밴더슈리어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진이 정말 독특했고 바이럴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멋졌다”며 “우리에게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어서 더 신나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