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당시 국무총리가 지난해 10월 10일 오전 서울 구로구 도림로 종합지원 이동 상담버스를 방문해 새벽시장 인력현황 등을 보고 받은 후 버스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추석 연휴 직후인 지난달 28일 오전 5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린 서울 구로구 환경공무직 근로 현장에 도착했다. 윤건영 의원(서울 구로을·재선)과 조계원 대변인, 구로구 구의원들도 함께였다. 김 대표는 “추석 연휴 후에 제일 먼저 수고하는 분들이고, 안전 문제도 늘 있어서 왔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 도중 현장 관계자가 “장비가 사람보다 나중에 들어오면 사고 위험이 높다”고 하자 김 대표는 “아침에 노면 청소를 할 때부터 차가 먼저 움직이고, 사람이 나중에 움직이는 원칙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취임 한 달을 넘어선 김 대표는 ‘새벽형 대표’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오전 5시에 민생 현장을 방문한 뒤 오전 7시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인 ‘민티07’에 출연하는 게 김 대표의 하루 루틴이다. 지난달 22일에는 “국민 새벽을 지키는 민주당을 저부터 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지난달 23일부터 2주간 서울 송파구 가락동 도매시장을 시작으로, 구로구 환경공무직 근로현장, 양천구 신정차량기지, 강서소방서, 중앙응급의료센터 의료상황실, 동서울우편집중국 등 6곳을 훑었다. 이 과정에서 한정애·황희·고민정·윤건영 등 친문 의원들과의 접촉면도 넓혔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8일 오전 5시쯤 서울 구로구 승일운수 앞에서 김학소 구로지부장 등 환경공무직 관계자들을 만나 고충을 듣고 있다. 오른쪽은 윤건영 민주당 의원. 사진 페이스북
지난달 1일 출범한 민티07에 평일 아침마다 출연해 정치 메시지를 내는 것도 김 대표의 아이디어였다. 2일 기준 주말을 제외하고 18차례 민티07에 출연했다. 조국혁신당과의 설전을 낳은 ‘교섭단체 완화 기준 15석’ 제안과 이재명 대통령을 직격하는 추미애 경기지사를 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탄핵하려던 국면과 비슷하다”고 꼬집은 김 대표의 발언이 민티07에서 나왔다.
지난해 10월 10일 오전 김민석 당시 국무총리가 서울 구로구 도림로 종합지원 이동 상담버스를 방문해 새벽시장 인력현황 등을 보고 받고 있다. 뉴스1
김 대표는 지난해 7월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총리에 취임하면서 “새벽 총리가 되겠다’고 공언했었다. 대표 취임 뒤인 8월 17일 거제 수해 현장을 찾았을 때도 SNS에 “총리 때도 새벽이었는데, 당에 와서도 새벽인 건 마찬가지”라며 “민생과 현장에 도움이 된다면 얼마든지 그리하겠다”고 썼다. 김 대표 측은 “김 대표가 매일 새벽 3~4시에 기상하는 ‘아침형 인간’이라서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의 숨 가쁜 한 달에 대한 당내 평가는 엇갈린다. “전임 정청래 지도부에서 만족스럽지 않았던 부분을 발 빠르게 바로 잡으려는 것”(수도권 재선 의원)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과하다”는 비판도 있다. 임미애 의원은 지난달 28일 BBS 라디오 방송에서 “일을 하는 것과 말을 많이 하는 거는 좀 다른 것 같다”며 “말을 줄이고 메시지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도부 일각에서도 “전략본부장이 아닌 품이 넓은 대표로서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조언이 이어졌다고 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대표가 추석 전후부터 혹시나 오해를 살 발언은 아예 하지 않는 식으로 기조가 바뀌었다”며 “앞으로 ‘일하는 새벽 대표’라는 정체성을 살릴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