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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돈 벌고 보안 뒷전’…대형 증권사, 전산사고로 70억 배상

중앙일보

2026.10.02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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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국내 대형 증권사 10곳에서 발생한 전산사고로 최근 3년여간 고객 약 2만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규모는 70억여원에 달했다.

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4년부터 올해 8월까지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10개사에서 총 113건의 전산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피해를 본 고객은 1만9055명이었으며 피해 금액은 73억2923만원으로 집계됐다. 실제 지급된 배상금은 69억8941만원이었다.

회사별로는 키움증권이 총 13건의 사고로 38억216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해 대형사 중 1위에 올랐다. 이어 한국투자증권(12억452만원), 삼성증권(8억3987만원), 메리츠증권(5억9377만원) 순이었다.

올해 기준으로는 한국투자증권의 배상액이 가장 많았다. 4건의 사고가 발생해 11억8208만원을 배상했다. 이는 올해 대형 종투사 전체 집행액(18억3843만원)의 64.3%를 차지한다.

한국투자증권은 변동성이 컸던 올해 3월 거래량이 급증하자 일부 고객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계좌 잔고를 조회하지 못하는 장애를 겪었다.

전산사고 원인별로는 전체 113건 중 ‘프로그램 오류’가 58건(51.3%)으로 절반 넘게 차지했다. ‘외부요인으로 인한 장애’(31.9%), ‘시스템 장애’(15.9%), ‘인적재해’(0.9%) 등이 뒤를 이었다.

증시 호황기 큰 수익을 벌어들인 증권사들이 시스템 안정화와 정보기술(IT) 인프라 사전 점검 등 투자자 보호 예산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가 잇따르자 금융당국은 지난 3월 증권사 IT 임원을 소집해 전산시스템 사고 대응 체계를 점검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박준태 의원은 “증권사 전산사고는 단순 시스템 오류를 넘어 자본시장 안정성과 신뢰성을 저해하는 문제”라며 “금융당국과 업계는 사전 예방과 IT 인프라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지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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