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사이에서는 큰 지출을 줄이는 대신 커피, 디저트, 화장품 등 소액 소비로 만족을 얻는 ‘작은 사치’가 확산하고 있다. 뉴욕 맨해튼에서 소비자들이 쇼핑백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
고물가와 주거비 부담에 시달리는 Z세대 사이에서 10달러 안팎의 소액 소비로 기분을 전환하는 이른바 ‘작은 사치’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큰돈이 들어가는 소비는 줄이면서도 맛차나 디저트, 화장품, 액세서리 등 비교적 부담이 적은 제품에는 지갑을 여는 것으로, 경기 불황기에 저렴한 사치품 소비가 늘어난다는 ‘립스틱 효과’가 젊은 세대의 소비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CNBC가 최근 보도한 딜로이트의 ‘2026 Z세대 및 밀레니얼 조사’에 따르면 Z세대 응답자의 55%는 재정적인 이유로 결혼과 출산, 추가 교육, 창업 등 중요한 인생 결정을 미뤘다고 답했다. 주택 가격이나 렌트비 부담이 취업과 근무 지역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응답도 69%에 달했다.
하지만 경제적 부담에도 소액의 자기 만족용 소비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조사에서는 Z세대의 92%가 기분이 좋지 않은 날 기분을 전환하거나 좋은 일을 축하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작은 선물을 한다고 답했다.
특히 Z세대가 아이스크림과 베이커리 제품 한 번 구매에 지출하는 금액의 증가 속도는 다른 세대의 두 배에 달했으며 커피숍에서의 지출도 전년 대비 25%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소비 방식은 Z세대 사이에서 ‘리틀 트리트(little treat) 경제’로 불린다. 주택 구매나 결혼처럼 목돈이 필요한 목표는 당장 달성하기 어려워진 반면, 커피 한 잔이나 화장품, 액세서리 등 즉각적인 만족을 주는 소비에는 상대적으로 부담을 덜 느낀다는 것이다.
실제 Z세대의 재정 상황은 녹록지 않다. 연방준비제도(Fed)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8~29세 가운데 24%는 조사 직전 한 달 동안 청구서를 전액 납부하지 못했고, 47%는 최근 1년 동안 렌트비와 휴대전화 요금, 공과금 등 일상생활 비용을 가족 등 가구 외부로부터 지원받은 경험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충동 소비라기보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작은 지출을 통해 심리적 만족을 얻으려는 소비 패턴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작은 지출도 반복되면 상당한 금액으로 불어날 수 있는 만큼 예산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CNBC는 일상적인 소액 소비를 완전히 끊기보다는 별도의 ‘즐거움 예산’을 마련하고, 습관적으로 매일 소비하기보다 자신에게 가치가 큰 항목을 골라 지출하는 방식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