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일본 레슬링의 '절대여왕'이 9년 만에 무너졌다. 무려 155경기 동안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디펜딩 챔피언' 후지나미 아카리(23)가 북한 선수에게 충격패했다.
일본 '더 다이제스트'는 3일 "레슬링 절대여왕이 설마했던 패배! 후지나미가 준결승에서 북한 선수에게 0-10으로 패했다. 연승 기록은 155에서 멈췄다"고 보도했다.
후지나미는 이날 일본 나고야시 이나에이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레슬링 여자 57kg급 준결승에서 북한의 손일심에게 0-10으로 완패했다. 결승 진출이 좌절된 그는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났다.
대이변이다. 후지나미는 지난 2021년과 2023년 세계선수권,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4 파리 올림픽 53kg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우승 후보 1순위'였기 때문. 특히 그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153연승을 질주하며 말 그대로 무적'의 퍼포먼스를 뽐냈다.
[사진] 세계레슬링연맹 소셜 미디어.
후지나미는 이번 대회에서도 무난히 16강과 8강을 통과했다. 그는 첫 경기에서 몽골 선수를 상대로 경기 시작 직후 5점을 먼저 내주며 끌려갔지만, 이후 내리 16점을 따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진 8강에서는 인도 선수를 3-0으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이제 결승 진출까지는 단 한 걸음. 그러나 손일심이 후지나미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후지나미는 1피리어드부터 일방적으로 밀렸다. 한 점도 따내지 못한 채 6점을 내주며 0-6으로 끌려갔다.
이번엔 뒤집기도 없었다. 후지나미는 2피리어드에서도 단 한 점을 따내지 못했다. 오히려 손일심에게 4점을 추가로 허용하며 0-10까지 뒤처졌다. 결국 일본이 자랑하는 절대강자의 155연승은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후지나미로선 체급을 올린 게 독이 된 모양새다. 평소 체중이 60kg로 알려진 그는 파리 올림픽을 끝으로 57kg급으로 변화를 꾀했고, 이번 대회를 통해 체급을 올린 뒤 첫 시니어 국제대회를 치렀다. 하지만 안방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놓치고 말았다.
[사진] 세계레슬링연맹 소셜 미디어.
일본 '스포츠 호치'는 "후지나미는 중학교 2학년이던 2017년부터 국내외에서 이어오던 연승 기록이 155연승에서 멈췄다. 약 9년 만에 당한 패배"라며 "2017년 6월 11일 전일본중학생선수권 결승 이후 처음으로, 정확히 3371일 만의 패배였다"고 짚었다.
경기 후 후지나미는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상대 선수가 강했고, 내가 약했을 뿐이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반드시 강해지겠다"고 다짐했다.
실제로 손일심은 여자 레슬링 57kg급 세계 최상위권 선수 중 한 명이다. 2001년생인 그는 세계레슬링연맹(UWW) 기준 세계랭킹 3위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한편 후지나미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응우옌 티 미 트랑(베트남)을 꺾고 10-0으로 누르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손일심은 결승전에서 홍커신(중국)에 2-7로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