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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영장 3건 중 1건 검찰서 퇴짜…공소청 출범에 경찰 수사 통제 강화하나

중앙일보

2026.10.03 16:35 2026.10.04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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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 출범을 사흘 앞둔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작업자들이 맨홀 뚜껑에 새겨진 검찰 마크를 지우고 있다. 연합뉴스

공소청 출범을 사흘 앞둔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작업자들이 맨홀 뚜껑에 새겨진 검찰 마크를 지우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법원에 청구하지 않고 기각하는 비율이 올해 처음으로 3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수사권 폐지와 공소청 전환 과정에서 검경 간 수사 협력이 약해지고 상호 견제 성격이 강해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경찰 내부에서 나온다.

4일 공소청에 따르면 올해 1∼8월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 2만6961건 가운데 검찰이 기각한 영장은 9186건으로 집계됐다.

기각률은 34.1%로 사상 처음 30%대에 올라섰다. 2021∼2025년 평균 기각률과 비교하면 약 38.7% 증가한 수준이다.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에 대한 검찰 기각률은 검경 수사권 조정이 시행된 2021년 22.8%로 처음 20%를 넘어선 뒤 2022년 23.2%, 2023년 25.0%, 2024년 24.7%, 2025년 26.8%를 기록했다.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던 기각률이 올해 들어 34.1%로 급등한 것이다.

압수수색 영장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올해 1∼8월 압수수색 영장 기각률은 19.1%로, 2021∼2025년 10.7∼13.7% 수준보다 크게 높아졌다.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의 영장 심사가 과거보다 엄격해졌다는 불만이 나온다.

수도권 시도청 광역수사단의 한 경정급 경찰관은 "과거에는 신청하면 큰 변수 없이 청구되던 유형의 사건도 최근에는 보완수사 요구가 내려오는 경우가 있다"며 "간단한 사건의 압수수색 영장도 여러 차례 돌려보내는 일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경정급 경찰관도 “예전에는 영장에 미비점이 있으면 일부를 구체적으로 지적해 보완하도록 하는 등 함께 수사한다는 느낌이 있었다”며 “최근에는 판례 보충 등 현장에서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영장이 돌아오는 경우가 잦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업무 부담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찰이 구속한 피의자를 송치하면 검찰은 10일 이내에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만큼 구속영장을 청구할수록 단기간에 처리해야 할 사건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한 총경급 경찰관은 "검사들이 미제 사건을 많이 안고 있어 구속영장 청구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던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사의 역할 변화가 영장 심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검찰의 수사권은 지난 2일 전면 폐지됐고 검찰 조직은 기소를 전담하는 공소청으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경찰 수사 과정에서 검사와 경찰이 사건을 함께 다룬다는 인식보다 수사 결과를 검증하는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차장검사는 “과거에는 경찰이 수사하는 사건도 관할 사건이면 ‘내 사건’이라는 인식을 갖고 수사 단계부터 협력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제는 그런 인식 자체가 약해졌다”고 말했다.

한 부장검사는 "검사가 경찰의 수사 결과를 토대로 공소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경찰 수사를 이전보다 더 엄격하게 검증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영장 기각 사례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검사의 직접 수사권이 사라진 뒤 경찰 수사에 대한 검찰의 영장 통제가 한층 강화될 경우 향후 검경 관계가 ‘수사 협력’보다 ‘수사 검증과 견제’에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재편될지 주목된다.



정재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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