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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두번 맞고 코 골았다…살아남은 사형수에 교정국장 사임

중앙일보

2026.10.03 17:09 2026.10.03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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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수 크리스타 파이크가 지난 2007년 12월 4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녹스빌의 녹스카운티 형사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사형수 크리스타 파이크가 지난 2007년 12월 4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녹스빌의 녹스카운티 형사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31년 전 살인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미국의 여성 사형수가 사형 집행용 약물을 두 차례 투여받고도 살아남아 사형 집행이 중단됐다. 이에 사형 집행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괄 책임자인 주 교정당국 수장이 결국 사임하기로 했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빌 리 테네시 주지사는 프랭크 스트라다 주 교정국장이 이달 말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0일 살인죄로 사형을 선고받은 사형수 크리스타 파이크(50)는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한 교도소에서 사형 집행용 약물을 두 차례 투여받았지만 숨지지 않아 병원으로 이송됐다. 형 집행을 참관한 기자들은 파이크가 약물을 투여받은 뒤에도 살아 있었으며, 투약 40분 뒤에도 코를 고는 소리가 들렸다고 현지 언론에 전했다.

파이크의 변호인들은 이번 사형 집행 과정에서 파이크가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며 테네시주 대법원에 집행 중단을 위한 긴급 신청서를 제출했다. 불필요한 고통을 가한 이번 집행이 잔혹하고 비정상적인 형벌을 금지한 수정헌법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테네시주 교정 당국은 파이크가 생존한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규정된 절차에 따라 사형 집행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테네시주는 첫 번째 약물을 투여한 뒤 수감자가 사망하지 않으면 두 번째 약물을 투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두 번째 투여 이후에도 생존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별도 지침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 주지사는 올해 남은 기간 테네시주의 모든 사형 집행을 중단하고 이 사건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테네시주 리버벤드 최대 보안 교도소(RMSI)에 수감 중인 사형수 크리스타 파이크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테네시주 리버벤드 최대 보안 교도소(RMSI)에 수감 중인 사형수 크리스타 파이크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들어 테네시주에서 파이크 사례 외에도 사형 집행 실패가 한 차례 더 있었다. 올해 초 테네시주의 또 다른 사형수도 의료진이 정맥 주사관을 제대로 삽입하지 못해 사형 집행 시도가 실패한 바 있다.

스트라다 국장은 교정국이 정해진 절차를 준수했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독립적인 조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물러나는 것이 테네시 주민들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파이크 측 변호인단은 스트라다 국장의 사임에 대해 “정당하지만 지금 크리스타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그녀에게 일어난 일은 어느 한 개인을 훨씬 넘어선 시스템의 실패를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파이크는 현재 의식을 잃은 채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다. 파이크에 대한 사형이 예정대로 집행됐다면 그는 테네시주에서 200여 년 만에 사형이 집행된 여성 수감자가 될 예정이었다. 파이크는 1995년 당시 18세로 남자친구와 함께 19세 콜린 슬레머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슬레머를 숲으로 유인한 뒤 흉기로 공격하고 돌 등으로 구타해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문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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